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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57센치미터로 미스스코틀랜드 대표로 출전 한 캐서린 마가레트 드레인(Cathrine Margarette Drain)
▲ '앗, 저런 작은 키로 감히 미인대회에 출전하다니!' 키 157센치미터로 미스스코틀랜드 대표로 출전 한 캐서린 마가레트 드레인(Cathrine Margarette Drain)
ⓒ 박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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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월드 미스유니버시티 세계대회'에 참가한 전 세계 35개국 대표미녀 37명은 지난 7월 31일 오후 7시, 강원도 원주시 치악산자락 아래에 위치한 인터볼고 호텔에서 열린 '세계 평화포럼'과 '환영의 밤' 자리에 참석했다. 그런데 대회 참가자들이 전부 컨벤션홀 무대에 올라 일렬로 서서 자기소개를 할 때 유난히 눈에 띄는 참가자가 한 명 있었다.

그 참가자는 다른 참가자들보다도 키가 매우 작았다. '저런 작은 키를 가지고 어떻게 이런 대회에 참가했지?' 하는 의구심이 솟아날 정도였다. 옆에 서 있는 훤칠한 키의 다른 참가자들과 저절로 비교까지 되자 측은함마저 들었다. 또 한편으론 '어쩌면 작은 키로 조롱받거나 무시당할 수도 있는데, 이런 것까지 감수하면서 대회에 참가하고 싶었나?'하는 생각에 그 참가자의 허영심과 명예욕을 나무라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무슨 깊은 사연을 가졌거나, 미인대회와 사회에 존재하는 키에 대한 편견을 깨고자하는 여전사로서의 의무감 충만한 도전이 아닌가도 싶었다.

이렇게 내 마음을 어지럽히고 복잡한 생각을 갖게 만든 그녀는 바로 스코틀랜드 대표 캐서린 마거릿 드레인(Cathrine Margarette Drain). 현재 센트럴 랭커셔 대학 스포츠과학 2학년에 재학 중인 올해 22세의 학생이다. 그녀의 키는 157cm로 이번 대회 참가자 평균키인 178cm에 훨씬 못 미쳤다. 그럼에도 다섯 살부터 시작한 그녀의 각종 대회 입상경력은 아래와 같이 생각 외로 화려하다.

1995년 Street dancing 1위(5세)
1997년 Street dancing 2위 (Latin, Old tine, 7세)
2000년~2009년 Cheerleading 1위(10세~19세)
2010년 1회 beauty podgent 1위(21세)
2010년 24회 Miss England Semi Final 60명 중 24위(21세)
2010년 22회 World Miss University 1위(22세)

"입상 후 장애 아동 돌보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스코틀랜드 대표 캐서린 마가레트 드레인(Cathrine Margarette Drain)
 스코틀랜드 대표 캐서린 마가레트 드레인(Cathrine Margarette Drain)
ⓒ 박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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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은 아버지 페트릭 드레인과 어머니 셰럴 드레인 사이의 3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그리고 그녀의 가족들 모두 키가 일반적인 스코틀랜드 사람들 보다 작았다. 하지만 그녀와 그녀의 가족들은 단 한 번도 학교, 직장, 사회 어디에서 단지 키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어떠한 차별이나 불이익을 당해본 적이 없다.

더군다나 캐서린은 미인대회에 참가하거나 입상하려면 우선적으로 훤칠한 키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한 우리나라에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불과 157cm의 키로 스코틀랜드 각종 미인대회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였다. 거기에다 캐서린은 어떠한 성형수술도 받은 것이 없다고 한다. 오히려 "내 얼굴이 무엇이 부족하기에 수술을 받아야 하느냐?"고 반문하였다.

이처럼 그녀는 자신의 얼굴과 신체조건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하였다. 그리고 그녀의 뒤에는 외적인 미보다는 이러한 자신감과 내적인 미를 인정해주는 그녀의 나라가 있었다. 단순히 미녀의 기준을 외모와 신체적 조건만으로 선발하는 국내의 여러 미녀대회와 확연히 구별되는 부분이다.

우리나라에선 어떤 미녀선발대회이든 참가하려면 우선 기본적으로 코부터 높이고 턱을 깎고, 가슴을 부풀린다. 심지어 1년 이상 시간이 걸리며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다리뼈를 잘라 키를 늘이는 수술까지 받기도 한다. 미인대회 두 번만 출전하면 집안 뿌리가 흔들린다는 말까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리고 대회에서 입상하지 못하면 이번 성형수술이 잘못되어서 그렇다고 믿고 다시 얼굴을 뜯어 고쳐 또 대회에 참가한다. 물론 대다수 참가자들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단 한 명이라도 이러한 참가자가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근본적으로 이렇게 해야만 미인대회에 입상할 수 있다는 방식을 만든 우리의 미인대회 운영 자체가 잘못이다.  

그녀의 입상 후 꿈은 아주 소박하였다. 자신의 전공인 '스포츠과학'을 살려서 신체가 불편한 어린이들을 가르치며 돌보는 선생이 되고 싶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의 여느 입상예상 소감처럼 입상 후 활동소망으로 탤런트나 영화배우와 같은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것과 상이한 입상예상 소감이다.

마지막으로 캐서린은 "내가 여러 미인대회에 입상한 것은 외모가 아니라 매사에 적극적이면서, 긍정적인 성격을 가졌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나는 원래 키가 작았기 때문에 이런 작은 키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미인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사회에서의 작은 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거나 바꾸기 위한 투쟁은 아니다. 내 자신을 사랑하며 존중하기 때문이다. 나는 사회에 대항하는 전사가 아니다"며 말을 마쳤다.

캐서린 마가레트 드레인이 참가한, '세계평화와 봉사에 대한 참된 마음가짐'을 대회 취지로 삼은 '제22회 월드 미스유니버시티 본선대회'는 오는 8일 서울 광진구 쉐라톤 워커힐호텔 가야금홀에서 열린다.



태그:#월드미스유니버스티, #스코틀랜드대표, #쉐라톤 워커힐호텔, #세계평화, #미인대회 이승민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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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특집부 편집부장을 비롯하여 지방일간신문사와 주간신문사 그리고 전문신문사(서울일보, 의정부신문, 에서 편집국장을 했었고 기자로도 활동 하였으나 지방지와 전문지라는 한계가 있어 정말 좋은 소식인데도 전국에 있는 구독자분들에게 알리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 항상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기회에 전국적으로 이름난 오마이 뉴스의 시민기자가 되어 활발히 활동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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