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화 과정에서 방치됐던 오래된 저수지, 울산 남구 삼호동 섬골못 주변이 주민들의 손으로 생태체험학습장으로 거듭났다.
주민들은 저수지 주변의 환경을 정화한 후 섬골못에 수생 식물도 가꾸고 주변에 텃밭도 조성했는데, 특히 지역 다문화가정과 함께 꾸민 텃밭이 좋다.
주민자치위원회 주축, 다문화가정 참여 과거 섬골못은 이 지역 사람들에겐 소중한 놀이터이자 터전이었다. 물고기도 잡고 농사도 지었다. 하지만 울산이 급격히 산업화되고 남구가 도시의 최고 번화가로 변모하면서 삼호동 주변에도 인구가 몰려들었다.
이후 농사를 짓던 농민들은 하나둘 농기구를 놓고 다른 업종을 찾았다. 자연히 못은 방치되기 시작했다. 이어 섬골못에는 낚시꾼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쓰레기가 넘쳐나면서 섬골못은 옛날의 저수지가 아니었다.
주민들은 근래 들어 섬골못을 되찾고자 했다. 삼호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주축이 돼 지난 1월부터 섬골못 주변에 있던 폐타이어와 각종 쓰레기를 수거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몰라보게 깨끗해진 못 주변에 해바라기 7000본, 분꽃 1000본, 코스모스 1000본, 연꽃 30본, 부들 50본, 부례옥잠 50본, 꽃창포 60본, 수련 30본 등 다양한 수생식물을 심었다. 그러자 이곳이 정원같은 분위기로 변했다.
삼호동 주민자치위원회 심창용 위원장은 "섬골못을 자연생태체험학습장으로 만들어 주민들에게 볼거리를 주고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보자고 주민들과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섬못골에는 수박, 참외, 토마토, 수세미, 박 등 40여 종의 식물이 속속 재배됐고 재래물고기 어장과 논도 조성됐다.
특히 지역의 다문화가정과 주민들이 함께 만든 텃밭도 잘 정비되어 있다. 지난 6월에는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상치와 열무를 심기도 했다. 다문화가족들은 주민들의 도움으로 직접 벼농사를 해보기도 했다.
삼호동 주민자치위원회는 8월 9일 오후 5시 섬골못 일원에서 주민자치위원 및 자생단체회원, 주민 1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자연생태체험학습장 개장식을 열고 이곳을 주민들에게 개방한다.
심창용 위원장은 "섬골못 자연생태체험장은 우리 주민들이 직접 일궈 만든 것이라 더욱 뜻깊다"며 "앞으로 유치원, 어린이집 유아와 초등학생들의 체험학습장으로 이용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주민들은 자신들이 직접 만든 울산 유일의 자연생태체험학습장으로 뜻깊은 섬골못 생태체험학습장을 2010년 전국주민자치 박람회에 참가시켰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