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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부천지역 릴레이 단식 농성단'이 20일부터 9월 18일까지 한달간 단식에 돌입했다. 이들은 20일 오후 4시 부천시청 잔디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 현실과 문제를 알리기 위한 단식과 홍보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부천YMCA 김기현 사무총장, 백선기 풀뿌리 부천자치연대 공동대표, 김범용 참여예산부천네트워크 대표, 이택규 지평교회 목사, 윤병국-이진연-한혜경-김인숙 부천시의회 의원 등 50여명이 참여했다.

 

김기현 사무총장은 인사말에서 "과거 관성을 가지고 역사를 되돌리는 토건족"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4대강 공사를 진행하는 세력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환경 중심의 시대에 토건족의 정서와 감성으로 4대강을 진행하는 것으로, 과연 미래의 역사는 이들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라며 "금수강산을 망친 세력, 미래세대의 아픔을 근본적으로 만든 세력으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소한 4대강 공사강행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부천지역 릴레이 단식농성을 진행키로 했다"며 "농성천막을 중심으로 한 이 자리는 생명과 평화를 고민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왜곡된 생각과 개발방식에 회개하면서 4대강 문제를 나누고 전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박미현 부천시민연합 이사가 '귀가 뚫릴 때까지'라는 제목의 자작시를 낭독하면서 주위는 일순간 환경 앞에 고개숙이며 깊은 정적이 흘렀다.

 

"물이 제대로 흐른다

하늘에서 허공으로

허공에서 산으로 들로

물길을 따라 흐른다

 

중략

 

생명 있는 것들이 그러하듯

숨을 쉬며 흐른다

생명 있는 것들이 그러하듯

 

고통을 참으며 흐른다

흐르는 강물을 막는 어리석은 사람의

귀가 뚫릴 때까지

 

물줄기의 넓이와 좁이, 높이와 낮이를

기계로 쟤는 어리석은 사람의

귀가 뚫릴 때까지

 

강물은 오늘도 흐르고 흐른다

산은 산으로, 강은 강으로, 사람은 사람으로

흐를 때까지"

 

단식 농성단은 단식자 일일 1인, 현장 조력자 일일 2인 이상으로 구성돼 생명과 강에 대한 독서와 명상을 통해 매일 '단식 참여일기'를 작성해 인터넷을 통해 85만 부천시민들에게 이들의 생각과 느낌을 전달할 예정이다. 또 소위 '까발리오호'라는 자전거를 통해 매일 저녁 '촛불 순례'를 진행하거나 주말 특별한 문화행사를 통해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6.2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지난 8.8 개각인사를 통해 현 국토부장관 유임을 비롯해 4대강 전도사로 불리는 이재오 특임장관을 임명하는 등 4대강 공사와 일방독주의 강경 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4대강 지역의 주민들은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찬반 갈등 속에 지역공동체의 분란이 커지고, 국민들은 이명박 정부의 불통 정치에 분노와 체념에 빠진 채 현세대만이 아니라 미래세대의 자신인 한반도는 처참하게 파헤쳐지고 있는 4대강의 모습처럼 상처와 아픔으로 가득하다"고 전했다.

 

현재 여주의 이포보와 낙동강 함안보에서는 환경운동 활동가들이 공사현장의 타워크레인 꼭대기에서 공사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4대강 사업구간 공사중단, 대안마련을 위한 국민대화기구 구성, 국회 검증특위 구성 등을 요구하면서 위험천만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17일 MBC PD수첩 '4대강의 비밀' 편이 방송 직전 불방되면서 이제는 언론자유의 본질까지 침탈하는 일이 자행되고 있다는 비판이 뜨겁다. 이에 불의한 현실을 목도하면서 부천지역 시민사회는 4대강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연대하지 못했다는 자성과 함께 30일간 릴레이 단식농성을 결정한 것.

 

단식 농성단은 "4대강의 진실을 나누고 중앙 언론조차 외면하고 있는 현실을 87만 부천시민에게 알리는 취지와 함께 당면한 4대강의 정책적 반대만이 아니라 이를 계기로 부천지역 생태, 환경운동에 관심과 참여를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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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부천매일>에도 같은 기사가 실렸습니다


#김정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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