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면 초중학교는 방학을 하게 되고 학생들은 평소 하지 못했던 여러가지를 경험하며 체험하게 된다. 그러나 대한민국 다수의 고등학생들은 방학이 되어서도 평상시와 같이 등교를 하고 수업을 받는다.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A고등학교는 방학이 시작되면 '방과 후 교실'이라는 명목 아래 보충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방학 아닌 방학이 되는 셈이다. 학교 측은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성적 향상을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학생들은 전혀 수긍하지 못하는 입장이다.
A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정수(가명,17) 학생은 "방학 중 보충수업은 방학이라는 원래 의미에서 벗어나는 것이고 방학 동안 할 수 있는 체험활동이나 프로그램 등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또한 학생들의 입장은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강압적으로 실시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학생은 "방학 전에 짜놓았던 여행과 캠프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며 울상을 지었다.
이처럼 많은 학생들이 방학 중 보충수업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이유를 들어보면 앞으로 늘어날 수시와 입학사정관제에 대비한 활동들을 하는데 있어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입장은 확연히 달랐다.
어느 한 학부모는 "학생들이 방학 동안 게을러질 수 도 있고 학업에 소홀해질 수도 있는데 방학 중 보충수업을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다"며 보충수업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그러나 학교 측이 주장하는 사교육비 절감과 학업성적 향상, 학부모 측이 주장하는 입장은 학생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많이 어긋난다. 방학 중 보충수업을 하더라도 사교육은 행해지고 있으며, 요즘 고등학생들은 방학 동안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부터 대입 수시 및 입학사정관제는 작년보다 더 늘어나며, 앞으로도 늘어날 추세다. 대학들이 성적뿐 아니라 다양한 진로활동과 스펙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입시준비를 시키고 있는 고등학교에서는 아직도 공부만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모습은 학생들에게 혼란을 안겨 주고 있다. 방학이라는 기간 동안만이라도 다양한 활동과 프로그램을 통해 자기 스스로를 잘 알고 진로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공부를 하는 것보다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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