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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햇살이 폭염으로 쏟아지는 8월에도 지방 곳곳에서 개최되고 있는 축제가 수십 개는 넘을 겁니다. 그렇게 열리는 축제 중에는 관성적으로 회수만 더해 갈 뿐 과년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그렇고 그런 축제라고 혹평을 받는 축제가 있는가 하면 예년에 비해 많이 개선되었다고 호평을 받는 축제도 있습니다.

 

혹평과 호평을 가름하는 인자를 한두 가지로 단정한다는 건 불가능할지 모르지만 공통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잣대 하나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옛 것을 익히어 새것을 안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개선과 자기 발전을 위한 노력여부라 생각됩니다.

 

미흡했거나 문제가 있었던 부분을 새롭게 정비하거나 보완한 축제라면 호평을 받을 것이고, 미흡하거나 문제가 있었음에도 아무런 변화 없이 재탕이라도 하듯 그대로 반복되고 있는 내용이라면 혹평을 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연등축제 5년을 분석해서 기록하고 있는 연등축제 백서, 대한불교조계종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 펴냄
연등축제 5년을 분석해서 기록하고 있는 연등축제 백서, 대한불교조계종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 펴냄 ⓒ 임윤수

보완과 정비 심지어 폐지와 신규도입을 결정하는데 보편타당한 잣대나 근거가 될 수 있는 것은 행사를 준비하고, 치르면서 한 기록과 행사를 마치고 난 후에 객관적으로 정리한 정확한 기록물이 될 것입니다.

 

기록은 그때그때 사실대로 기록되어야만 가치를 부여받게 됩니다.

 

어림짐작으로 판단하고, 감성적으로 나열한 기억의 편린이 아니라 행사를 준비하거나 치른 사람들이 불편하고 아파할 만큼 세세하고도 냉정하게 기록한 기록물이어야 합니다. 그런 기록물이 있다면 거기에 담긴 기록이야말로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게 해주는 좋은 진단기구가 될 것이고, 대책을 강구하는데 소용될 지혜가 될 것입니다.

 

옛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배워나가려면 보다 정확하고 많은 기록이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나 집단은 기록을 게을리 하거나 회피 합니다. 귀찮아서, 잘못된 부분이나 미비점을 감추기 위해서, 심지어는 사실을 왜곡하거나 오도하기 위해서 기록을 회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연등축제 외국인 방문객 백서 발간

 

매년 사월초파일이 다가오면 전국에 산재해 있는 사찰에서는 부처님의 탄신일을 봉축하기위해 곳곳에 연등을 내겁니다. 연등의 역사는 부처님이 생존해 계실 때부터 있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신라 경문왕과 진성여왕 때 황룡사로 행차하여 연등을 하였다는 기록이 있으니 천년이 훨씬 넘을 만큼 오래된 불교행사이며 축제입니다.

 

국가의 체제나 국호가 신라, 고려, 조선, 대한민국으로 바뀌는 동안에도 연등에 담긴 의미는 사그라지지 않았으며, 광명의 빛으로 상징되는 연등행렬은 끊이지도 않으며 역사를 더해 왔습니다. 전국에서 펼쳐지고 있는 의미 깊고, 커다란 축제였지만 별다른 기록으로 남겨지지 않는 것 같아 일과성 행사로 치부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연등축제가 국내행사에만 머물지 않고 엄청난 수의 외국인들이 참가하는 국제행사, 국제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현실에서는 더더욱 필요한 부분이 기록일 수도 있습니다.

 

관성적으로 그 역사만을 더해가던 연등축제를 대한불교조계종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에서 2010년 7월, 백서로 발간하였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연등축제를 준비하는데 밑그림이 되고, 지향해 나아갈 바를 밝혀주는 등불이 될 수 있는 기록이라 생각됩니다.

 

연등축제 백서, 어떤 내용 담겼나?

 

백서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회 동안에 있었던 연등축제를 분석하고 파악한 내용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어떤 성과물을 가시적으로 내보이기위해 의도적으로 기획해 만들어낸 조잡한 출판물이 아니고 최소 6년쯤 전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철저하게 기록하여서 얻어낸 객관적 결과물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백서는 사진과 함께 축제에 참여한 외국인들과 관련전문가들이 언급한 내용 등을 엮어 연등축제를 소개하는 영역과 외국인 방문객을 상대로 하여 조사하고 연구한 결과를 담은 영역 두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외국인들은 ①등, ②체험프로그램, ③연등행렬, ④다양한 참가자와 방문객, ⑤참가자들의 넘치는 에너지, ⑥친절한 진행자들, ⑦종교와 전통, 21세기와 만나다 ⑧국제행사로서의 준비, ⑨참여하는 분위기, ⑩소수에 대한 배려 순으로 연등축제의 매력을 손꼽았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연등축제의 10가지 매력조차 봉축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고 외국인을 상대로 하여 일일이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하고 있으니 백서의 준비성에 객관성이 담보되는 부분입니다.

 

 몸에는 좋지만 입에는 쓴 보약을 준비하듯 연등축제를 냉철하게 분석, 기록하고 있는 ‘개선사항 및 생각해 볼 문제’
몸에는 좋지만 입에는 쓴 보약을 준비하듯 연등축제를 냉철하게 분석, 기록하고 있는 ‘개선사항 및 생각해 볼 문제’ ⓒ 임윤수

외국인들을 모니터요원으로 두어 보다 적극적으로 분석하고 기록한 부분도 돋보입니다. 연등축제를 찾은 이유와 소감은 물론 연등축제가 발전할 수 있는 아이디어나 개선책까지 참가자들의 입장에서 기록하고 있으니 결코 자화자찬을 위한 기록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연도별, 국적별 외국인 방문객 추이와 행사별 외국인 참여자 수 등을 그래프와 도표를 이용해 한 눈에 띄도록 설명하고 있어 축제가 발전되어온 여정이 보입니다. 이렇듯 각종 데이터를 정량적으로 집계해놓아 정성적인 분석도 가능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과 국제 홍보를 위해 추진되었던 업무에 대한 내용까지 분석해서 기록하고 있으니 이러한 데이터야말로 연등축제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데 커다란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연등축제를 방문한 외국인들의 특징과 어떻게 알고 왔는지, 연등축제에 대한 기대와 만족도에 대한 분석은 물론 그들을 열광하게 하는 그 무엇까지를 구체적이고도 객관적으로 제시하고 있으니 연등축제의 미래를 밝혀줄 또 하나의 등불이 될듯합니다.

 

백서는 있었던 사실이나 조사, 분석 결과만을 담고 있는 게 아니라 몸에는 좋지만 입에는 쓴 보약을 준비하듯 '개선사항 및 생각해 볼 문제'에 대해서도 냉철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온고이지신이 될 내용에 채찍까지 겸한 죽비 같은 기록물이라 판단됩니다. 축제를 단위로 하여 백서가 발간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치가 있지만, 발간되는 백서야말로 축제를 발전시켜야 할 명분이며 원동력이라 확신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에서 발간한 <연등축제 외국인 방문객 백서>가 대한민국에서 치러지는 모든 축제를 기록하게 하는 동기유발로 역할하였으면 좋겠습니다.

 

'국내홍보와 연등축제의 지속적 발전일 뿐'이라고 백서를 발간하게 된 계기와 목적을 설명하던 봉축위원회 박상희 팀장의 간단한 설명 속에 백서에 담긴 의미와 모든 가치가 다 담겨 있는지도 모릅니다.


#백서#연등축제#연등#봉축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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