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남산동의 '수산물특화시장'. 그 규모가 실로 대단하다. 수족관마다 활어가 춤을 춘다. 활발하게 움직이는 줄돔, 입을 삐쭉 내민 쥐치, 수족관 바닥에 납작 엎드린 광어, 등활어는 그 종류만큼 생김새와 표정도 다양하다.
산호초횟집(39.박현주)을 찾았다. 커다란 몸집을 느릿하게 움직이는 농어, 그 자태가 범상치 않은 참돔, 제철을 맞아 인기절정인 전어, 다양한 활어의 동태를 살펴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부부가 함께 일하는 이곳은 전어나 활어를 즉석에서 회 떠준다. 지난 3일 전어 1kg의 가격은 1만 7천 원이었다. 이정도면 3명이서 넉넉하게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시세대로 팝니다. 엊그제까지 2만 원이었는데 오늘은 1만 7천 원입니다. 전어는 회로 먹어야 맛있습니다. 비린 맛을 싫어하면 구이나 회무침도 좋고요."
'며느리 친정간 사이 시어머니가 문을 걸어 잠그고 먹는다'는 '전어'. 바로 그 전어철이다. 전어는 회로 먹어도 좋고 초고추장에 버무려낸 회무침이나 구이의 맛도 별미다. 돈 생각 않고 먹는다고 해서 전어(錢魚)라는 이름까지 얻었다고 하니 예부터 명성이 대단했던 모양이다.
전어를 석쇠에 구우면 그 냄새가 1km밖까지 퍼진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전어 굽는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가 돌아온다는 속담도 있다.
여수 남산동의 '수산물특화시장'은 일반시장과는 다른 차별화된 시장이다. 현대화된 건물로 약 8200㎡의 부지에 지상 3층 연건평 약 7530㎡ 규모다. 본 건물 외에 아케이트 동은 지붕이 개폐되는 첨단 시설을 갖추었다.
활어수족관의 바닷물은 여름철 비브리오 패혈증이나 식중독을 차단하기 위해 UV자외선으로 살균 처리했다. 상가는 호남지역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250여개의 점포에서는 활어와 선어는 물론 건어물과 젓갈류, 돌산 갓김치 등 지역특산품을 판매한다.
싱싱한 생선을 즉석에서 회를 떠서 시장건물 2층 식당으로 가져가면 실비로 먹을 수 있다. 회는 포장도 해준다. 이곳에서 보는 여수항의 경치는 정말 아름답다. 뒤척이는 어선, 돌산대교를 뒤로 한 채 날아가는 갈매기, 장군도, 가을빛 하늘이 한 폭의 그림처럼 한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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