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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주 남한강에서 모래 준설을 하고 있는 중장비들 하천 둔치의 농경지는 파헤쳐서 사라지고 있었다. |
ⓒ 오창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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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농산물 가격때문에 9년 만에 엥겔계수(총 생계비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가 최고라고 한다. 농산물 가격의 폭등 원인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한 흉작이라는 데 대체로 이의가 없다. 하지만 최근의 농산물값 폭등이 이상기후 탓 뿐일까?
얼마 전 내륙을 관통한 태풍 '곤파스'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것을 원인으로 넣더라도 부족하다. 현재도 조용히(언론의 침묵) 진행하고 있는 4대강 사업으로 농경지가 없어진 것도 물가상승의 주범으로 봐야 할 것이다. 4대강 사업으로 얼마만큼의 농경지가 없어졌을까.
정부는 4대강 사업 추진 과정에서 국·공유지인 하천둔치에서 짓는 농사를 전면 금지해 버렸다. 이로 인해 6197만㎡(1877만평,여의도 면적 약21배)의 농지에서 농사를 짓던 2만4000여명의 농민들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 - 한겨레 기사 중고깃집에서도 상추를 더 먹으려면 고기를 추가 주문해야 한다며 손님에게 양해를 구한다고 한다. 실제로 시장에 나가보니 상추가 눈에 잘 띄지도 않았다. 상추라고 내놓은 것도 시들어진 꼬투리 상추였는데 값이 품질에 비해 높아 보였다. 시금치는 아예 보이지도 않았고, 드문드문 보이는 배추도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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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표와 물건을 번갈아 보면서 그냥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았다. |
ⓒ 오창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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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에 가면 1천원으로 살 수 있는 물건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실제로 1천원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콩나물이 유일할 정도다. 애호박, 오이, 고추, 무우 등의 기본가격은 2천원 이상이었다.
높아진 장바구니 물가에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과 상인들 사이에 거래하는 것도 좀처럼 볼 수가 없었고, 그나마 갖다 놓은 물건도 초라해 보일 정도로 그 양이 많지 않았다.
과일 가격 또한 그 편차가 매우 커 보였다. 먹음직스러운 것은 당연하다는 듯 높은 가격표를 달고 있었고, 별로 입맛이 당기지 않아 보이는 것들도 평범한 가격이 아니었다. 그나마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기웃거려봤더니 살아있는 꽃게가 좀 작아 보이는 것은 한 마리에 1천원, 큰 것들도 1만원에 6~7마리씩으로 비싼 채소대신 꽃게를 담는 분위기다.
문제는 물가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날 것이냐 하는 것이다. 주방살림을 하는 내 기억으로는 높은 농산물 가격은 지난해부터 쭉 이어져 왔다. 갈수록 농경지가 줄어드는 현실이 계속된다면 서민들의 밥상고통은 늘어날 것이다.
쌀 재고물량이 넘치는 국내 상황을 가지고 식량이 남아 돈다고 안심하는 것은 오판이다. 쌀을 제외한 식량자급율이 25%대라는 것은 매우 위태로운 식량안보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나머지 75%의 식량을 수입농산물로 대체하는 것이 지속가능 할 수는 없다. 그 징후들은 주변 국가들의 많은 사례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쌀 수출국 필리핀은 농업말살정책 뒤에, 식량파동을 겪은 후 농업 부활에 사활을 걸었고, 선진강대국 중 유일하게 식량자급을 못하고 있는 일본은 국내외서 식량자급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 러시아는 흉작 때문에 밀 수출을 전면 금지시켰다. 자국의 식량안보를 지키기 위한 수단이다. 선진강대국들의 식량자급율은 100%를 넘게 유지하는 정책을 계속 고수하고 있는 이유를 되새겨봐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