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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기를 염장하여 말린 것이 굴비다.
조기를 염장하여 말린 것이 굴비다. ⓒ 조찬현

굴비 한 마리 가격이 자그마치 20만원이다. 해마다 추석 명절이면 백화점 선물코너에는 초고가 굴비세트가 어김없이 선보인다. 모 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이 200만 원짜리 박윤수 명인 굴비세트(33㎝, 10미)를 한정 판매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굴비의 산지가격은 얼마나 할까. 11일 여수 국동의 수산물센터를 가보았다. 30cm가 되는 굴비는 쉬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한 수산 업체에서 가장 좋은 품질이라며 선보인 굴비다. 자로 재어보니 약30cm가량 된다.

 굴비선물세트(30cm, 10미) 산지가격이 50만원이다.
굴비선물세트(30cm, 10미) 산지가격이 50만원이다. ⓒ 조찬현

 선명한 검은색 눈에 촘촘한 비늘, 배와 눈 주변은 노란색을 띠는 것이 좋다.
선명한 검은색 눈에 촘촘한 비늘, 배와 눈 주변은 노란색을 띠는 것이 좋다. ⓒ 조찬현

굴비선물세트(30cm, 10미) 산지가격이 50만원이다. 그런데 이 제품이 백화점에 입점하면 1~2백만 원의 고가에 팔린다. 그야말로 귀하신 몸이 되는 것이다. 언감생심 서민들은 쳐다볼 수도 없는 가격이다.

굴비는 어떤 게 좋을까. 선명한 검은색 눈에 촘촘한 비늘, 배와 눈 주변은 노란색을 띠는 것이 좋다. 좋은 굴비의 조건이다. 조기를 염장하여 말린 것이 굴비다. 영광굴비는 손질할 때 비늘을 벗겨내지 않는다. 하지만 여수의 그것은 다르다. 비늘을 말끔히 잘 벗겨내야 좋은 굴비로 친다.

 황금색 참조기를 가장 알아준다.
황금색 참조기를 가장 알아준다. ⓒ 조찬현

조기는 몸빛이 회색을 띤 황금색 참조기를 가장 알아준다. 좋은 굴비는 머리가 두툼하고 둥글며 배는 노란빛에 윤기 있고 몸통에는 비늘이 잘 붙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연안에서 13종 정도의 조기가 잡힌다.

조기를 간할 때는 통상 소금물에 담갔다 말리지만 영광굴비는 섶간을 한다. 간수가 완전히 빠진 1년 이상 묵은 천일염으로 조기를 켜켜이 재는 것이다. 영광 법성포사람들은 소금물에 담갔다가 말린 조기를 물굴비라 부르며 알아주지 않는다.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 A와 D가 풍부한 굴비는 원기회복과 피로회복에 좋다. 또한 지방이 적어 소화가 잘 되므로 다이어트 식단으로 활용해도 된다.

 간조기다. 예전의 간조기가 굴비로 이름이 바뀐 것이다.
간조기다. 예전의 간조기가 굴비로 이름이 바뀐 것이다. ⓒ 조찬현

굴비의 유래를 살펴보자. 조기를 손질해 짚으로 엮어 매달면 구부러지게 된다. 이렇게 구부러진 조기를 구부러진 조기, 구비(仇非)조기라고 불렀다. 구비가 굴비로 변한 것이다. 구비(仇非)는 구부러진 모양새를 일컫는 굽이의 한자어 표기다.

굴비가 시대에 따라 변하고 있다. 굴비는 원래 북어처럼 보름 넘게 바싹 말려 살이 딱딱하게 굳은 것을 말한다. 그런데 요즘은 냉장시설이 발달해 소금 간을 해서 꾸덕꾸덕할 정도로만 말린다. 예전의 간조기다. 예전의 간조기가 굴비로 이름이 바뀐 것이다.

옛날 굴비 맛이 그립다. 여름철 평상에 모여 앉아 찬물에 밥 말아 굴비를 쭉쭉 찢어 참기름 두른 고추장에 먹었던 그 풍습이.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굴비#추석#선물#백화점#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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