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본사 이전을 놓고 전북도와 도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 동안 이전방식에 따른 언론보도가 있을 때마다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즉각적인 해명자료를 발표했던 국토해양부가 정종환 장관의 '일괄이전' 발언 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도의 태도에도 큰 변화가 있다. 김두관 경남지사 취임 이후 LH공사 본사문제와 관련, 전북과의 협의보다는 정부의 '직권지정'을 유도하는 눈치다. 경남도는 최근까지 전북으로 이전할 농촌진흥청 등 농업기능군과 맞교환을 제안하며 일괄이전을 요구했었다.
일괄이전 논란, 정부 왜 침묵하나 정종환 국토부 장관은 지난 6일 발행된 경제주간지 한경비즈니스(771호) 스페셜 인터뷰를 통해 전북과 경남의 합의를 강조하면서도 "정부는 원칙적으로 한 곳으로 옮기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고 일괄이전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특히 "탈락지역에 보상을 해야 하는데 보상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평행선을 계속 그린다면 직권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일괄이전을 기본 원칙으로 하는 보상방안이 정부 내에서 검토중임을 시사했다. 지난 7일에는 최상철 지역발전위원장이 경남도의회 혁신도시특별위원회와 면담과정에서 "본사 이전지역 세금 양 지역 수평배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사실상 정부 내에서 일괄이전이 논의되고 있는 것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그러나 정부는 아무런 해명이 없다. 국토부는 지난해 11~12월 전북과 경남이 각자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1, 2차 지방이전 협의회 결과를 해석한 양 지역 언론보도가 나오자 즉각 '결정된 것이 없다'고 해명자료를 배포한바 있다.
정부가 전북-경남 협의채널 차단 LH공사 본사 이전을 놓고 정부 원칙이 시시때때로 요동치고 있다. 전북과 경남의 협의를 요구하면서 정작 정부 원칙이 흔들리면서 양 지역 간 협의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8일 김완주 지사는 경남도청을 전격 방문해 김두관 경남지사에게 '승자독식 없다'는 정부 원칙에 맞게 양 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을 강조하며, 공동TFT팀 구성을 제안했지만 거부당했다.
정부가 일괄이전 발언을 쏟아내면서 경남이 전북과 협의할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경남 입장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정부 직권지정을 통해 경남으로 일괄이전 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으로 양 지역의 협의채널은 이젠 막혀버린 셈이 됐다.
지방선거 노린 계산된 시니라오?정부는 오는 2012년 전북과 경남 혁신도시 완공을 위해 연내 LH공사 문제를 매듭지을 방침이다. 당초 지난해말 이전에 매듭한다는 방침을 거듭 밝힌 바 있다. 당시 전북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부가 선거에 악영향을 우려해 선거 이후로 미룰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실제로 선거이후로 미뤄졌다. 선거기간 LH공사는 양 지역에서 주요 이슈였다. 한나라당 전북도지사 후보로 나섰던 정운천 전 농림부장관은 '대통령과 전북 일괄이전 교감이 있었다'고 주장한 반면, 한나라당 고흥길 정책위의장은 경남에서 '중앙당에서 경남 일괄이전 비중 두고 검토 중"이라고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그리고 선거는 끝났다. 경남에서 참여정부 시절 장관을 지낸 무소속 김두관 지사가 당선됐다. 전북에서는 예상대로 정 전 장관이 선전하는데 그쳤다. 정부와 한나라당 입장에서 어느 지역을 챙겨야할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가 어렵지 않다는 게 지역정가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