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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대학 후배가 며칠 전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조문 가는 길에 동승했던 동료 목회자들 하는 얘기가 장례식 잠깐 들렀다가 바로 결혼식장에 가야 하는데 결혼식 집에서 하객이 장례식 갔다 온 거 알면 부정하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 말은 받은 선교사가 자기 사례를 얘기했습니다. 오래된 얘긴데 한 신학생 커플이 주례를 요청해 왔습니다. 주례를 해 줄 만큼 인연이 깊은 것도 아닌데 어쩐 일이냐고 물었더니 결혼을 앞두고 우연히 신부 측 교회 어느 신령(?)한 권사님의 예언기도를 받게 되었답니다.

근데 그 내용이 문제였습니다. 지금 결혼하고자 하는 남자와 결혼하면 1년 내에 그 남자가 죽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서로 죽지 않고 살려면 결혼을 하지 말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예언이었습니다. 원래 그런 예언은 성경적이지 않습니다.

사랑이 불타는 이들은 그 소리 무시하고 결혼을 추진했습니다. 그런데 양가 부모님들이 반대를 합니다. 모두 믿음의 집안들이었지만 안 들은 것만 못한 그 불길한 예언을 듣고 선뜻 허락을 못하고 최종 반대 입장을 내놓은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양쪽 목사님들 역시 주례를 거부했습니다. 이유는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이었기 때문입니다.

할 수 없이 이들은 이 선교사님이 생각나서 부탁을 한 것입니다. 선교사는 곰곰이 생각하다 주례를 하기로 결심하고 다짐을 받았습니다. '결혼을 해도 신랑은 죽지 않는다. 그러나 만에 하나 죽음이 온다할지라도 원망없이 받아들이겠는가?'를 물었더니 이들은 그러겠노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래서 조촐하지만 이들은 선교사님 주례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그렇지만 그 신령한 권사님의 예언과는 달이 그들은 십수 년이 지난 지금까지 죽지 않고 아들 딸 낳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으며 목회도 잘하고 있습니다.

점쟁이 식으로 예언하는 그 신령(?)한 권사님의 예언이 얼마나 잘못되었는가를 그 분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예언하는 목소리나 그의 모습은 정말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그럴듯해서 미혹을 받은 것입니다. 성경에도 거짓 예언에 대해서 경계하고 있습니다.

"거짓을 예언하는 선지자들이 언제까지 이 마음을 품겠느냐 그들은 그 마음에 간교한 것을 예언하느니라."(예레미야23장 26절)

한 기자가 어느 큰 교회 목사님이 비리에 연루되어 취재 차 예배에 참석했답니다. 설교하러 단에 선 그 목사님은 단숨에 청중을 휘어잡는데 그 카리스마가 대단하여 자기도 그냥 빨려 들어가더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 카리스마에 그의 비리가 묻혀지는 것처럼 아까 그 예언하신 권사님도 그게 바른 예언이 아님에도 너무 신령한 모습에 사람들은 미혹을 당하고 마는 것입니다. 말세에 가짜는 진짜보다 더 진짜 같다는 것입니다.

그건 그렇고 앞의 그 후배는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인간적으로는 너무 안타까운 죽음이었습니다. 그의 시신은 화장 절차를 거쳐 추모관에 안치했습니다.

며칠 전 한 지인으로부터 상담 메일을 받았습니다. 당신의 어머니가 교회에서 상처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 중에 하나가 당신의 남편이 세상을 떠나서 장례를 치르는데 화장한다니까 목사님이 예배를 안 해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부활할 몸인데 화장을 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화장은 예수 안 믿은 사람들이 하는 거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 목사님은 신학적 지식에 약간 문제가 있는 듯합니다. 화장이든 매장이든 세월 지나면 다 한 줌의 재가 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요새는 기독교인들도 화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교리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형편대로 믿음대로 혹 망자의 원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꼭 매장을 해야만 부활할 수 있다는 것은 잘못된 견해입니다.


#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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