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사천 등 서부경남 주민들이 남강댐 물의 부산권 공급에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류성걸 기획재정부 제2차관이 2011년도 예산안에서 관련 예산 50억원 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류 차관은 1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남강댐 물 부산 공급을 위한 사업의 내년도 예산 50억원 배정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류 차관은 한나라당 이종혁 의원(부산진을)의 질의에 답변하면서 "될 수 있는 대로 좋은 물을 마실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남강댐 관리를 맡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 경남지역본부 장용식 본부장이 지난 7일 취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남강댐 물 부산 공급은 불가피하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고 있는 속에, 정부 예산 편성을 맡은 기획재정부 차관이 이같이 밝혀 관심을 끈다.
낙동강경남본부 "도민 무시하는 발언 중단해야"
4대강사업저지·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는 16일 낸 논평을 통해 "정부와 한나라당 의원들은 서부경남도민을 무시하는 발언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낙동강경남본부는 "류 차관의 발언은 '남강댐 여유수량 타당성 조사를 해 본 뒤 예산 배정을 결정하겠다'는 그간 기획재정부 입장과는 다른 것"이라며 "하지만 남강댐물 부산 공급 관련 서부경남 주민들의 입장과 경남도민의 여론은 변한 것이 없다. 그런데 무슨 근거로 기획재정부 차관이 이런 답변을 한 것인지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발언은 최근 남강댐물 부산 공급 불가피 발언을 하였던 장용식 본부장의 발언에 이어 나온 것으로 예산국회를 앞두고 이명박 정부가 서부경남 도민을 상대로 대리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며 "남강댐물 부산 공급은 서부경남 도민의 생존권 문제이기 때문에 절대 실현될 수 없을 것이다. 4대강사업 역시 강행하면 할수록 이명박 정부에 대한 경남도민 여론만 악화시킬 뿐이다"고 주장했다.
낙동강경남본부는 "남강댐물 부산 공급 시도와 4대강사업 강행을 중단하고 기획재정부는 국민 여론을 반영한 2011년 예산을 수립해야 할 것"과 "장용식 본부장을 징계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기획재정부, 사실상 입장 번복"
류 차관의 발언과 관련해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은 15일 논평을 내고 "이는 경남도의 남강댐 물 여유수량 검증을 위한 타당성 조사결과를 본 뒤에 예산 배정을 결정하겠다는 기획재정부의 입장을 사실상 번복한 것으로, 유감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은 "류 차관의 이 같은 발언은 일방적인 남강댐 물 부산 공급을 반대하고 있는 서부경남 주민들의 분노를 자극하기 충분하다"며 "남강댐 물 부산 공급 문제는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식으로 양보하고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가까운 이웃지간에 사이좋게 조금씩 나눠 먹자식의 이기주의적 발상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서부경남 주민들의 생명과 직결돼 있다. 남강댐 물 부산 공급의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맞서 경남지역 국회의원들의 힘과, 함께하는 목소리가 절실한 때이다. 적극적인 대응과 견제가 요구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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