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한나라당 의원. ⓒ 남소연
전여옥(서울 영등포갑) 한나라당 의원이 '박지원 발언' 파문을 계기로 당 지도부를 향해 거침없는 쓴소리를 던져 눈길을 끌고 있다.
전 의원은 어제(16일) 자신의 홈페이지(www.oktalktalk.com)에 '박지원의 햇볕정책에 넘어가는 여당 지도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한나라당이 박지원 팬클럽이냐"고 비판했다. 집권여당이 야당 원내대표에게 힘없이 끌려가고 있다는 성토다.
그는 "요 며칠새 당 지도부에서 '여의도 정국을 주도한다'는 인증표를 달고 다니다시피하는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공격하기 시작했는데, 당내 몇몇 분들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자다가 봉창 뜯냐'는 시큰둥한 반응이었다"고 지적했다. "꽤 오래 전부터 여의도에서는 '박지원의 햇볕정책에 한나라당 지도부가 말려들었다'는 얘기가 파다했다"는 것이다.
전 의원은 "(그럼에도 한나라당 지도부는) 함께 악수하고, 웃고, 상생이니 어쩌구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판판이 깨졌다, 한나라당이 의도한대로 된 게 뭐가 있느냐"고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렸다.
"산전수전 다 겪은, 못할 일이 없는 박지원에게 어리숙한 한나라당 지도부가 완전히 말릴 것이라는 예상이 주조"였는데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안상수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를 정면 겨냥한 셈이다.
그는 또 "갑자기 박지원 때리기가 나왔다, 알고보니 박 대표의 최근 발언에 대통령께서 매우 불쾌하게 생각했다는 보도가 있었다"면서 "정말 뜨거운 것이 가슴에서 솟구치게 하는 한나라당이다, 이렇게 가볍고 원칙과 전략도 없고, 이렇게까지 바닥에 입맞춤을 해야 되겠느냐"고 비판을 이어갔다.
처음부터 당 지도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놓고, 대통령의 불쾌한 반응에 갑자기 박지원 때리기에 나선 게 불만이라는 얘기다. 이어 그는 한나라당을 향해 "나름의 책임과 품격, 단호하고 흔들리지 않을 원칙이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 의원은 "박지원 대표의 정치노선이나 정치적 언행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전투적 의지'나 '선명한 목표 달성의 수단과 방법을 치열하게 구사한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며 당 지도부의 각성을 거듭 촉구했다.
또 "'형님, 태홉니다' 하는 김태호 총리 내정자를 박 대표가 어떻게 했는지 떠올려야 한다, (박 대표가) 햇볕정책을 세일즈하지만, 결코 햇볕정책에 넘어가는 어리숙한 정치인은 아니다"며 더 강한 '대야투쟁'을 주장했다.
한편 박지원 대표의 발언으로 전날까지 날선 비판을 주고받던 여야는 17일 공방을 잠시 멈췄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회담을 통해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을 조율했다. 총리 인사청문회는 29~30일로 합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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