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물폭탄이 터지기 전날. 지루한 가을 장맛비가 잠시 그쳐 인천 서구 천마산에서 남동구 관모산까지 한남정맥 인천 구간을 다리가 풀릴 때까지 걸어갔다.
우선 '천마와 아기장수' 전설이 숨쉬는 천마산을 넘고 경인고속도로를 가로질러 원적산으로 나아갔는데, 태풍 곤파스와 가을장마로 여기저기 쓰러진 나무들이 등산로 곳곳에 뿌리채 뽑혀 쓰러져 있었다.
한적한 원적산 팔각정과 정상에서는 인천 서구 신현동-석남동-가좌동, 부평구 산곡동 일대가 굽어보였고, 이곳이 한남정맥임을 알리는 표지판도 정상에 서 있었다. 난감한 징매이고개 생태통로를 만든 인천시가 원적산 생태터널 공사를 벌인다고 했는데, 아직 공사 전인 듯 싶었다.
여하간 가파른 원적산 절개지를 내려와 재건축을 앞둔 새사미아파트에서, 다시 가파른 산길을 올라 잠시 쉬었다가 구루지고개 너머 용포약수터로 내려왔다.
달달한 약수물에 목을 축이고 부평도서관에서 볼일을 보고 철도로 끊긴 한남정맥을 찾아 부평아트센터 쪽으로 나아가 동암산을 또 너머 십정동 부평삼거리로 내려와 다시 주택가에서 약사사로 나아가는 산길을 찾아 만월산으로 향했다.
백운역 인근 부평아트센터에서 산길을 찾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지만, 중간중간 끊긴 한남정맥 등줄기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데 다리힘이 점점 빠져나갔다. 그래도 만월산까지는 수월했다. 이후부터가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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