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곤파스'가 휩쓸고 지나간 태안반도에 때 아닌 벚꽃이 만개해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태풍이 강타한 뒤 가로수의 대부분의 차지하고 있는 벚나무가 일부 꺾이고 부러졌지만 풍파를 견딘 일부 벚나무에서 새 잎이 돋아나고 꽃봉오리에서는 봄철에나 볼 수 있는 벚꽃이 만개하고 있다.
이맘때쯤이면 잎이 마르고 앙상한 가지만 남는 게 벚꽃의 일생이지만 9월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 올해에는 이상기온 탓에 철모르는 벚꽃이 피고 있는 듯 보인다.
특히, 일부 벚나무에서는 꽃은 피지 않았지만 마치 꽃을 피우기 전과 같이 무성한 잎으로 뒤덮여 있고, 태풍의 영향으로 나무에 큰 영향을 받아 나뭇가지가 말라있지만 그 사이를 뚫고 꽃봉오리를 피운 벚꽃이 만개하고 있어 더욱 신기하게 다가오고 있다.
바닷가 인근에 자리잡고 있는 논들은 추수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강풍에 의해 벼의 수분이 증발하면서 이삭이 쭉정이로 변하는 백수현상으로 인해 농민들의 시름이 더해가고 있는 시기에 한줄기 희망처럼 피어오르고 있는 벚꽃이 마치 재난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려는 농민들의 희망처럼 길조로 비쳐지고 있다.
근흥면 정죽리의 한 주민은 "가을에 벚꽃을 보다니 올해는 참 희안한 일이 많이 벌어지네"라며 "이상기온으로 인해 제 철도 모르고 벚꽃이 피었지만 길조로 여기고 싶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철 모르고 가을에 핀 벚꽃은 현재 태안과 근흥면 신진도를 연결하는 603호 지방도로변에 일부 벚나무에서 만개하고 있으며,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한 꽃봉오리가 있어 다음 주 정도면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도 눈에 보일 정도로 활짝 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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