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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바 미 행정부의 명운을 가를 것으로 보이는 중간선거가 오는 11월 2일 치러진다. 이번 중간선거는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로 떨어져 민주당이 패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5일 <CNN>과 여론조사기관 '오피니언리서치'이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오바마의 지지율은 42%였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54%를 기록했다.

이 같은 지지율은 오바마 취임 후 실시한 여론조사 중 가장 낮은 수치로 경제 불황이 가장 큰 요인이며 아프간전쟁에 대한 진보세력의 불만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21일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조사한 결과에서는 민주당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의견이 공화당 후보보다 약 1% 높게 나왔지만 <워싱턴포스트>와 <ABC> 공동조사(9월 2일)에서는 민주당이 40%인 반면 공화당은 53%가 나와 민주당을 크게 긴장시켰다. 

민주당 고전... 극우보수성향 티파티의 '약진'

 지난 대선 때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나섰던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
지난 대선 때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나섰던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 ⓒ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사이트
민주당이 고전하는 가운데 주목할 만한 현상은 극우보수성향의 티파티(Tea Party)가 크게 약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티파티는 미국 독립운동의 불씨가 된 보스턴 차사건을 모방해 2009년 결성한 조직으로 오바마 행정부가 2008년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막대한 재정적자를 무릅쓰고 약 8천억 달러의 경기부양자금을 투입하면서 결성되기 시작했다. 

티파티는 의료보험 개혁반대를 시작으로 연방준비이사회(FRB) 해체와 연방정부의 역할축소 등을 주장하면서 체제불만세력을 흡수했고 지난 대선에서 공화당 부통령후보로 나섰던 세라 페일린과 <폭스뉴스> 진행자 러시 림보 같은 선동가들이 결합하면서 정치세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들의 약진이 세간의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 1월 고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이 37년간 의원직에 있었던 매사추세츠 주 보궐선거에서였다. 티파티의 지원을 받은 무명의 공화당 후보 스캇 브라운은 초반 30%의 절대적 열세를 극복하고 당선되었고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를 막을 수 있는 민주당의 상원 60석도 허물어 버렸다.  

지난 9월 14일에는 '티파티'와 페일린이 지지하는 크리스틴 오도넬이 델라웨어 주 공화당 연방 상원후보 경선에서 9선의 현역 하원의원이자 공화당 주류의 지원을 박은 마이클 캐슬에게 10%차로 승리해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캐슬은 공화당 내 대표적인 중도온건파로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꺾을 가능성이 훨씬 높은 것으로 관측돼 왔다.

선거 초반 오도넬은 선거전까지 무명에다 탈세 의혹, 융자 체납, 공식석상 거짓말 등 도덕성 문제가 제기됐지만 티파티와 세라 페일린의 지지 선언 이후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캐슬을 여유 있게 제쳤다. 독실한 가톨릭신자로 알려진 오도넬은 도덕과 성문제에 대해 개신교 복음주의자들처럼 낙태와 포르노 금지는 물론 자위행위 금지까지 공약함으로써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티파티는 이외에도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 경선에서 세일린의 텃밭인 알래스카, 네바다, 콜로라도, 플로리다, 켄터키 등에서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를 당선시켰고 후보를 내지 않은 유타, 펜실베이니아 등에서는 자신들이 지목한 현직 공화당 의원을 낙마시키기도 했다.

공화당 오도넬 후보, 자위금지를 공약으로 내세워

 오바마 미국 대통령
오바마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티파티가 미국정치판을 뒤흔들고 있는 것은 금융위기의 여파로 타격을 입은 중산층이하 백인들의 연방정부와 월스트리트에 대한 불신, 흑인 대통령 오바마에 대한 반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경기침체의 고통을 떠안고 있지만 막대한 돈이 투여되는 경기부양자금 혜택이 온전히 경제위기의 주범인 월스트리트와 대기업들에게만 돌아가고 있으며 연방정부는 이를 방관하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해왔다.

이러한 불만은 선동가들의 부채질로 더욱 확산되면서 정치세력화 되었고 미국 정가에서는 마치 90년대 말부터 오바마 당선 전까지 공화당 정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기독교연합(Christian Coalition)에 버금가는 세력으로 발전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기독교연합은 잘 알려진 것처럼 낙태와 동성애반대 등을 주장하는 제리 폴웰과 팻 로버트슨 같은 복음주의자들의 주도로 구성된 바 있다. 이들은 정치와 종교분리라는 과거의 관행을 깨고 정치에 적극 개입했고, 레이건과 부시의 대통령 당선은 60년대 이후 처음으로 공화당을 다수당으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전성기 때 기독교우파는 상하원에 공화당을 중심으로 100여 명이 넘는 지지 세력을 확보하기도 했다.

기독교연합은 부시정권이 물러나고 제리 폴웰같은 지도자가 사망하면서 구심점을 잃었으나 티파티와 오도넬 같은 후보를 측면지원하면서 자신들의 가치관을 확산시키고 있다. 만약 오도넬를 비롯한 극단 성향의 티파티 지지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면 공화당은 물론 미국정치에 극단적인 우경화바람이 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에서도 티파티 '비판'

이러한 상황을 우려해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내에서도 티파티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공화당 온건파인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은 최근 TV에 출연해 티파티는 현재의 극단적 주장을 거두지 않으면 운동 자체로 끝날 것이라고 말했고 부시 전 대통령의 정치참모였던 칼 로브조차 오도넬에게 세금체납과 경력조작 의혹, 이단종교와의 접촉의혹에 대해 해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미국 민주당내에서는 오바마의 인기하락에도 불구하고 티파티가 공화당의 분열을 가져옴으로써 중간선거에서 하원선거는 패배하더라도 상원우위는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일부 선거전문가들은 오도넬의 당선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칼 로브는 델라웨어 주 유권자들이 오바마 대통령과 행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보다 오도넬의 극단적인 모습에 주목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미국 정가는 중세 기독교시대를 방불케 하는 오도넬의 자위금지 공약이 21세기 미국사회에서 과연 먹혀들지 11월 2일 델라웨어 유권자들의 선택을 지켜보고 있다.  


#미국#오바마#민주당#공화당#티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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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모.함석헌 선생을 기리는 씨알재단에서 홍보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씨알정신을 선양하고 시민사회발전에 기여하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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