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2010)가 2일 안양시 동안구 학운공원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새 동네, 열린 도시 안에서' 타이틀로 문을 연 이번 행사에는 18개국 91명 작가들이 시민들과 소통하며 진행했던 작품들을 선보인다.
APAP2010은 시민들의 삶과 문화, 가치관을 함축한 새동네, 열린도시, 노마딕(nomadic, 유목)이란 주제와 공간과 함께 '일상=예술'이란 키워드로 지난 3월부터 7개월 동안 전문 작가들과 시민들이 소통과 협업으로 진행했던 프로젝트의 결과물들이라 할 수 있다.
이날 개막식에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 최대호 시장을 비롯 박경 예술감독과 국내외 작가들, 프로젝트에 주인공으로 참여했던 시민들이 참석해 축제처럼 즐겼다.
식전행사에서는 윤현옥 작가의 프로젝트 '놀자, 방방!'의 일환으로 안양2동 주민들 참여로 구성된 '불평 합창단'의 공연이 펼쳐졌다. 이들은 개막식에 참여한 이들과 함께 합창을 통해 서로의 불평을 나누고, 더욱 살기 좋은 안양을 만들어 가자고 노래했다.
세계적인 음악가이자 지휘자인 부치 모리스의 퍼포먼스도 있었다. 그는 노마드 오케스트라를 구성하고 '컨덕션' 방식의 지휘를 통해 지역의 전통 문화와 새로운 시대적 욕구인 도시 개발이 공존하는 현대 도시의 모습을 국악과 클래식 악기 앙상블로 선보였다.
'새 동네'속에는 23개 프로젝트 과정.기록.순간들 담겨있다
제3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의 물리적 중심은 학의천과 연결되는 학운공원 서쪽에 조성된 '새 동네'(NEW COMMUNITY)다. 이곳에는 영구조형물인 오픈 스쿨(아다 톨라, 미국), 오픈 파빌리오(조민석, 한국), 오픈 하우스(마티아스 릭, 베를린)가 설치됐다.
'새 동네'에는 지난 3월부터 진행되어 온 23개 프로젝트의 과정, 기록, 순간들이 함축되어 담겨 있다. 또 지난달 4일부터 안양역, 대림대미술관, 안양2동, 안양5동, 석수시장 등 지역 거점에서 진행되는 '열린 도시'들과 연결하는 '유목'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이와함께 박찬욱 감독의 동생으로 미술작가 박찬경(45)씨가 영화감독으로 데뷔해 안양을 소재로 제작해 화제를 낳았던 다큐멘터리 장편영화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안양에(We Wish to Reincarnate in Paradise)'도 상영될 예정으로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작품들은 대부분 작가와 시민들이 협업과 소통을 통해 만들어내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실제 '불평박물관'의 경우 작가가 안양역 일대 등 만안구 지역의 거리 사진을 촬영해 파노라마 사진처럼 연결해 병풍식으로 세워 시각화 하고, 시민들이 느끼는 불만을 스티커에 써붙이도록 함으로 도시에 대한 불만과 개선, 제안 등을 함께 고민하도록 했다.
설치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건축가 신혜원씨는 '자율방범대 신축 프로젝트'를 통해 동네 어린이놀이터, 주택가 골목길 등에 있는 낡은 자율방범대 초소를 산뜻하고 이용에 편리한 형태로 새롭게 개조했다.
안양문화예술재단 괸계자는 "몰라 보게 변신한 방범대 초소가 입소문을 타고 번지고 구경와 보고는 인기를 끌면서 각 동마다 너도나도 우리 것도 해달라고 요청이 쏟아져 한정된 사업비로 고민을 하다 예산을 추가해 4곳으로 늘어났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박경 예술감독 "지속가능한도시 예술 접목 고민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개막식 축사에서 "지난 1년간 작가들과 시민들이 소통하며 새로운 형태의 공공예술을 진행하고 새로운 공간을 창출해 그 결과들이 이제 나타났다"며 "모든 시민들이 이번 프로젝트를 함께 즐기고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박경 예술감독은 "안양은 재개발이라는 명제 아래 도시경관의 새로운 변신이 한창이지만 단지 도시 외관의 성장이라는 것에 치우치다 보면 결국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면서 "주민들과 건축, 도시학, 미술 분야 작가들과 함께 이 문제를 예술로 접목해 지속가능한 도시의 공간을 창출할 것인가를 고민했고 그것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도시공간에 새로운 상상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을 받는 박경(56.재미교포)은 경남 충무 출생으로 1967년(12세) 이민, 미시건대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했으며 현재 캘리포니아 대학교(샌디에이고) 시각예술과 교수로, 지난 1년간 안양에 살면서 작업을 해왔다.
한편 APAP2010은 도시는 자연 생태의 반영이며 공공예술은 결과보다 예술적 실천 과정을 통해 사람들과 협력 속에 행해져야 한다는 두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권한을 부여하고 함께 작업하는 프로젝트, 즉 그 과정을 중요시 여기고 있다.
이는 지난 1,2회 프로젝트가 공공예술프로젝트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성과에도 불구, 작가들의 일방적인 작품과 퍼포먼스를 시민들이 구경하는 것이였다면 이번 3회 프로젝트는 지역주민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APAP2010는 지금까지 진행된 아이디어, 계획을 바탕으로 2010년 이후에도 지속가능한 도시와 소통하는 공공예술을 모색하고 조직화된 시스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참여 조직의 협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때 가능하다는 점에서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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