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재개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군사기밀 유출문제를 둘러싸고 의원들 간에 설전이 벌어졌다.
사건의 발단은 이날 오전 신학용 의원(민주당)이 공개한 천안함 사건 당시 해군 제2함대 문자정보망 교신내역.
신 의원 측이 기밀서류를 열람한 후 정리한 당시 교신 내용에 따르면 3월 26일 오전 6시 45분 제2함대 정보실에서 전 함대에 정보를 발령, '북한 남포에서 연어급 장수정 1척·해주에서 예비모선 4척·남포에서 예비모선 2척 미식별(파악불가) 중. 전일 대비 남포에서 연어급 잠수정 1척·해주에서 예비모선 2척·남포에서 예비모선 1척 추가 미식별 중'이라고 알렸다.
또 천안함 침몰 사건이 발생하기 전 발령한 정보에서는 '중국 어선 출현 후 나포작전 시도했으나 풍랑으로 나포 불가. 유도탄과 K9 자주포 전개하는 등 전투태세 발령. 상황 종료 후 전투태세 해제'라고 알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직전인 3월 26일 오후 8시 45분에는 제2함대 정보실에서 전 함대에 당일 오후 7시 기준 정보를 발령, '북한이 장산곶·오차진리·비엽도 등지에서 해안포 10문을 전개, 선위도 해안포 1문만 미 전개'라고 전파했다.
신 의원은 "사고발생 직전에는 북한 해안포가 일제히 전개되어 북한군이 급박하게 움직였음에도 정작 합참이나 제2함대 사령부에서는 전투태세 또는 경계태세를 발령하는 등의 적절한 대응조치를 하지 않았음이 명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신 의원의 질의 중 김태영 국방장관은 "질의 내용 자체가 우리 군의 암호체계가 노출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암호 문서로 오고 간 내용이다. 암호를 풀기 위해 북한에서 시도를 많이 하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내용을) 얘기하면 안 된다"고 제지하고 나섰다.
이어 김 장관은 "문자가 함과 함을 이동할 때는 암호 형태로 오가는데 이는 감청 중인 북한에도 캐치가 된다, 이 내용에 대해 평문으로 말하면 암호가 풀릴 수밖에 없다, 질의를 삼가해 달라"며 "별도로 (비공개) 설명을 드리겠다, 공개 석상에서 말씀을 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김 장관의 답변에 대해 신 의원은 "정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투태세 및 경계태세가 발령되지 않았다"면서 "이에 대한 군 경계태세를 질타하려는 것"이라고 발언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송영선 의원(미래희망연대)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서 "(신 의원)의 질의를 막아야한다"며 "기밀 서류를 열람할 순 있지만 이를 언론에 릴리즈(배포)하는 것은 재척 사유다. 이러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의원은 김 장관에 대해서도 "장관은 답을 하지 말고 바로 잘랐어야 한다"며 "장관이 그래서야 되겠느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학송 의원(한나라당)도 "(천안함 사고 당시) 언론에서 (교신 내역을) 공개하라고 했지만 공개하지 못한 이유는 해군 무선 통신을 북한이 감청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공개되면 암호 체계가 다 풀리기 때문"이라며 "군에 막대한 지장을 주는 문제다, 김 장관이 (신 의원 발언을) 바로 막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유승민 의원도 국정감사를 이유로 군사기밀을 공개해서는 안 된다고 신 위원을 질타했다.
이에 대해 신학용 의원은 "천암함 사태가 발생한지 6개월이 지난 상황에서 문자 암호화체계를 바꾸지 않았다면 이것도 문제"라며 "내가 문제 삼은 것은 당시 상황 전파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을 지적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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