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나는 얼굴도, 이름도 낯선 이에게서 책 한 권을 선물 받았다. 그 낯선이는 바로 포털사이트 카페에서 책 나눠읽기를 제안하여 실천하고 있는 한 누리꾼이다.
" 책을 가보라 여기는 사람도 있고, 인세에 대한 고민도 없지 않지만 좋은 책은 주위 사람과 나누면 그 파급효과는 더욱 크다는 말에 큰 감명" 을 받았다며 본인의 소장 도서를 원하는 이에게 보내주고 함께 나누고 싶어서 책 나눠읽기를 제안한다고 하였다.
책 저자의 인세를 걱정하면서도 좋은 책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 하나로 일면식도 없는 누리꾼들에게 책을 나눠주겠다는 그의 마음 씀씀이에 '와~ 이런 분이 다 있네' 라는 마음과 함께 '세 권 다 못 본 책들인데 한번 신청해볼까?' 라는 생각에 문자를 남겼다.
호기심 반 기대반으로 보낸 신청문자로 책 나눠읽기에 동참하게 되었고, 그 이튿날 책을 건네 받을 수 있었다.
서울에서 남쪽 땅 광주까지 날아온 택배 겉포장지에는 받는 이의 주소(나의 주소) 옆에 " 취급주의" 라고 함께 씌여있었다. '깨지는 물건도 아닌 책 한 권 들어있는 택배 상자에 웬 취급주의?' 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취급주의 대상은 상자 안에 들어있던 책 한 권이 아니라, 좋은 것을 함께 나누고 싶어하는 글쓴이의 마음이기에 취급주의라는 단어가 전혀 어색함이 없었다.
한껏 고조된 마음에 책을 다 읽고 나면 글쓴이에게 보내줘야 하는 건지, 아니면 또 다른 나눠읽기를 시작해야하는것인지 고민이 들어 질문을 했다. 그의 대답은 명쾌했다.
"읽고 싶으신 분께 주시거나 간직하세요! 이제 그 책의 주인은 김누리님이시니까요."
우연한 기회에 동참하게된 책 나눠읽기를 통해서 나는 함께 살아가는 재미를 느꼈고, 연대와 나눔이 다른 것이 아니며 또 그것은 이러한 사소한 시작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신의 책을 받은 누리꾼들에게 되레 " 고맙다" 는 말을 전하고 싶다는 그는 "나의 책과 적절한 시기, 적절한 장소에서 만남으로 인해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기를 기원" 한다고 말했다.
한 누리꾼으로부터 시작된 '함께함'과 '나눔' 을 또다른 '헌책 한권' 으로 실천해보는 건 어떠할까? 잠시 내게 머물러 있는 이 책이 또 다른 누구가에게 연대와 나눔의 묘미를 전해줄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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