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을 살리기에는 터무니 없는 강바닥 준설로 인하여 주변 농지가 훼손되고 강의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는 일반 국민의 아우성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밀어붙이기가 한창인 4대강 사업관련자들은 잠시 일을 미뤄 두고 안양천을 다녀가는 것도 괜찮을 법하다.
지난 주말, 주간으로 발행하는 지역신문을 배포하기 위하여 이웃한 평촌에 가게 되었다. 안양천 자전거도로를 접어들자 막힌 가슴이 뻥 뚤리는 느낌이 들었다. 맑은 하늘과 만개한 코스모스, 주말을 즐기는 여유로운 시민들까지.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풍경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비산대교 밑을 지나는데 아이들이 물속에서 장난을 하고 있었다. 자여스레 쌓인 모래밭에 신발을 벗어 놓고 작은 물고기들을 따라 뛰어 다니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일부러 수변지역을 조성할 필요도 없고 일부러 휴식공간을 만들 필요도 없었다. 자연스럽게 물과 어울리는 아이들의 모습과 한쪽에서 여유를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풍경화가 되었다.
홍수로 드러누운 억새풀도 그대로 볼거리이고 운이 좋아 쓰러지지 않은 억새풀도 구경거리이다.
지나치게 작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움에서 오히려 강한 생명력이 느껴졌다. 이런 물에서 생명이 살아남을 수 있고 번성을 할 수 있다.
각종 새들이 돌아왔고 물고기들이 돌아왔다. 자연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그러나 현재 벌이고 있는 4대강 사업은 어떤가? 4대강 사업 추진자들은 4대강 사업이 자연을 존중하면서 그 자연 속의 생명들과 교감할 수 있는 사업인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 또 안양천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을 되새기며 지금이라도 사업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자연도 살고 인간도 살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