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여수시민협과 아이쿱 여수YMCA생협은 10월 16일(토) 오후 1시 30분 화정면 백야리(백야도) 마을에서 '호박고구마' 캐기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는 여수와 순천에서 200명의 시민이 참가했다.
지난해에 이어 가을철 농촌일손 돕기와 우리 농산물 이용을 권장하기 위해서 열린 행사는 삶은 고구마 시식, 호박고구마 캐기(200평), 왕고구마 선발 순으로 진행됐다. 참가비는 1박스(15kg) 기준, 1만 5천원이다.
오늘 행사를 주최한 여수시민협 김순정 상임대표의 말이다.
"행사를 통해 백야도 호박고구마를 널리 알리고, 도시권 시민과 농어촌 마을 주민이 어울려 화합정신을 살렸으면 합니다. 또한 생산자와 소비자가 하나 되어 농촌의 어려운 현실을 알고 좋은 농산물을 직거래하자는 의미도 있습니다." 뜻있는 엄마들은 농촌체험을 시키려고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 임유리씨는 어린 아이들이 고구마 캐기를 해 본 적이 없어 함께 왔다. 7살 아이(김민서)에게 고구마 캐본 경험이 있는지와 소감을 물었다.
"고구마 처음 캤어요. 근데 힘들어요."
오늘 행사장인 밭에는 호박고구마와 자색고구마 두 종류가 있다. 호박고구마는 일직선으로 땅속 깊이 들어가고 일반고구마는 옆으로 들어간다.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은 고구마를 캐는데 힘들어했다. 호박고구마가 땅 속 깊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고구마 상자에는 가끔씩 빨간색을 띤 자색고구마가 담겨 있었다. 자색고구마는 약용으로 사용하기도 하며 항암작용이 있다. 녹말이 많아 우유나 요구르트와 갈아 먹는다. 건조시켜 수분이 빠지는 12월쯤에 자색고구마를 삶아 먹으면 쫀득쫀득해진다.
행사가 열리는 백야도고구마 밭은 자연이 그대로 살아있는 곳이다. 지네와 거미 벌레들이 심심찮게 나와 아이들을 놀라게 한다. 심지어 도룡농도 나왔다. 초등학교 2학년인 김태민군은 엄마와 함께 순천에서 참가했다.
"어떻게 도룡농인지 아느냐?"는 물음에 "YMCA책에서 봤고요. 파충류에요. 살려줘야죠."
백야리(도)는 여수시 화정면의 면 소재지로서 남면과 화정면을 연결하는 연안여객선의 교통 중심지이고 등대, 백호산, 몽돌밭 해수욕장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섬이었던 이곳은 몇 년 전 백야대교가 연결되면서 육지가 됐다.
아름다운 섬이 육지가 되면서 육지 사람들이 많이 찾지만 횡하니 왔다가면서 쓰레기만 버리고 가는 사람들 때문에 원주민들의 눈총을 받는다.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고 농촌 살리기에 힘을 실어주는 이들이 있어 백야도의 가을이 더욱 아름답다.
덧붙이는 글 | '희망제작소'와 '네통'에도 송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