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이 가장 즐겨먹는 간식거리는 무엇일까?
이 같은 물음에 '라면'이라고 주저 없이 답하는 사람은 이 시대의 진정한 서민임에 틀림없다. 지금은 라면 값도 물가상승률과 그 인지도로 인해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그래도 가장 값싸고 손쉽게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최고의 음식이 이것 말고 또 있을까?
1986년 아시안게임 육상경기에서 세 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며 육상의 불모지 한국에서 국민적인 영웅이 되었던 '라면소녀' 임춘애는 당시 우승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라면 먹으면서 운동했어요. 우유 마시는 친구가 부러웠고요."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많은 국민들은 안타까움과 기쁨의 눈물을 흘렸던 일화는 지금도 아련하다. 이렇듯 인생을 바꾼 라면 한 봉지가 어떤 이에게는 주식이 되듯이 라면은 늘 서민들의 배고픔을 덜어주던 애환이 담긴 전통음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시대가 바뀌고 이제는 라면도 퓨전 시대, 라면이 문화를 이끄는 시대의 아이콘이 되고 있다.
라면을 통해 침체된 전통시장을 살리는 행사인 <함께라면, 여수라면>이 바로 그 것. 22일 열린 이번 행사는 여수 교동시장을 살리기위해 대표 먹을거리 개발을 위한 시장음식 그랑프리 두 번째 행사다. 관전 포인트는 라면발을 사용하되 스프를 넣지 않고 천연 재료로 라면맛의 진수를 보여야 한다.
여수 교동 시장에 라면 골목 테마 포장마차촌 생긴다
재래시장인 교동시장은 24시간 장사가 이루어지는 장터마당이다. 이곳은 새벽 3시부터 아침장이 열린다. 이후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아침시장이 열리기 전까지 포장마차가 영업을 한다. 그런데 아침 시장이 끝나고 오후 2시부터 6시 사이에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뚝 끊겨 한산하기 짝이없다. 주최측은 이번 행사를 통해 새로운 라면 레시피를 개발해 젊은층을 위한 테마 포장마차가 있는 라면 골목을 만든다. 덤으로 대회 우승자가 창업을 희망하면 우선적으로 입주권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행사는 40개 팀이 참가해 1차 예선을 거쳤고, 최종 24개 팀이 본선에서 실력을 겨뤘다. 특히 14개 팀의 다문화 가정 주부들의 요리 실력은 맛의 우위를 가리는 심시위원과 시민심사단으로 참가한 주부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
이날 다문화 가정부문에서 1등을 차지해 200만 원의 '교통쉐프상'을 수상한 조혜린(필리핀 34세), 러샤리(필리핀 38세)씨는 LOMI(로미) 칼국수 라면 요리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이들이 밝힌 우승 소감과 라면맛의 비결은 이렇다.
"로미는 필리핀 칼국수 이름인데 돼지고기, 새우, 야채 등 12가지의 재료에 라면을 넣어 만들었어요. 한국과 필리핀의 음식이 결합된 요리입니다. 로미 칼국수는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냅니다. 우승으로 받은 상금은 적금을 넣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쓰고 싶어요. 그리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곳에 입주해 돈도 벌고 싶어요."
주최측인 류제홍 총괄단장(커뮤니티마켓 여수교동시장)은 "16억이 투입되는 이번 행사는 연말까지 매달 라면 경연대회를 펼칠 것"이라며 "이곳 시장의 장점인 풍부한 친환경재료를 이용해 건강과 정력에 좋은 우승자들의 레시피를 가지고 영양분을 분석해 교동시장을 여수의 대표적인 라면 골목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시장음식 그랑프리 행사는 4개월에 걸쳐 진행된다. ▲ 추억하면 여수라면(9월) ▲ 함께하면 여수라면(10월) ▲ 건강하면 여수라면(11월) ▲ 라면하면 여수라면(12월)이라는 4가지 테마로 총 9차례 행사를 치른다.
또한 (주)농심라면에서 협찬하는 이번 대회 입상자의 레시피 저작권은 주최측에서 소유하고 우승자 및 창업 희망자를 모집하고 애후 테마 포장마차에서 본격적인 판매가 실시된다. 이번 행사는 중소기업청과 문화체육관광부 그리고 여수시 공동지원사업으로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단인 커뮤니티마켓에서 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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