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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환율'이란 각국의 외환시장에서 결정되는 '균형 환율(외환의 수급이 일치하는 균형점에서 환율이 결정되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 주요국의 환율이 이처럼 외환시장균형을 통해 달성되면, 이 문제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아예 없어진다. 하지만 세계 주요국은 환율수준이 자국의 수출입 실적과 기타 제반 국내 경제에 끼치는 직․간접의 영향력을 고려해 다양한 방식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이 무조건적으로 나쁘다고 매도할 수 있는 것은 또한 아니다. 이를 통해 세계주요국은 자국의 경상수지를 적정선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해 나갈 수 있고, 수출입물가 조절을 통한 국내 물가수준의 안정화, 경기진행의 속도 조절 등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와 같이 세계경제가 디플레이션 경향 속에 있을 때 그것은 더욱더 큰 문제가 된다. 즉 이런 시기에는 세계 주요국간에 과도한 수출경쟁이 불가피하다. 이 같은 수출 경쟁에서 이기자면 자국의 통화가치를 인위적으로라도 낮춰야만 한다. 앞서 말한 것, 곧 '자국의 통화가치가 낮아진다.'는 것은 특정 국가의 특정 기업이 수출을 통해 받는 대금(외환)을 자국 내 외환시장에 내다 팔 때 더 높은 가격을 받게 된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해서 내가 특정 상품을 수출하고 미화 1달러를 그 대금으로 받았다고 치자. 원화가치가 매우 높으면 내가 수출을 통해 받은 대금 1달러로 살 수 있는 원화의 양이 매우 작아진다. 이에 비해 원화가치가 낮다면, 나는 내가 가진 수출 대금 1달러를 국내 외환시장에 내다 팔 때 더 많은 원화를 받는다. 이는 곧 나의 수출경쟁력이 매우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나는 수출에 진력을 다하게 되며, 이 결과 내 행위는 더 많은 수출로 이어져 국내 경기 진작에도 도움을 주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지금 세계주요국은 자국의 화폐 가치를 가급적 더 낮춰 더 많이 수출하고자 한다. 현재 세계가 벌이는 환율전쟁 역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중국에 대해 위안화의 절상을 계속 요구하는 것도 미중 간의 무역불균형 때문에 점차 더 큰 간극을 벌이고 있는 경상수지 격차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은 중국정부가 임의대로 환율수준을 결정할 수 있는 복수통화바스킷 제도를 지난 2005년 채택한 이후 이를 현재까지 지속시키고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 중국의 이런 태도는 위안화 환율을 중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조작해 중국제품의 대외수출경쟁력을 보다 강화시키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미국의 이런 시각에 대해 중국 또한 보다 적극적으로 반대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즉 현재 미국의 수출부진은 미국의 대외경쟁력이 낮은 탓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차가 양국 간 환율전쟁의 골자이다.

 

 사실 "위안화가 현재 수준에서 향후 2-3년 내에 25% 정도 절상되면, 미국의 대중국 경상수지 적자가 500억 달러 내지는 1200억 달러 수준까지 줄어들며, 이 때  미국 내 일자리 수 또한 약 50만개 이상 늘어난다는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추정보고서 조차 나와 있다. 이런 이유로 미중 간에는 서로 단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곧 보다 격렬한 환율전쟁을 현재 전개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현재 이 문제와 관련해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식"으로 서로 맞대응하고 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이웃인 일본과 한국을 넘어 전 세계로 비화되고 있다.

 

 사실 G20 정상회의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공동대응하기 위한 미국 워싱턴(2008년 11월)에서 처음 개최되었다. 이후 영국 런던(2009년 4월), 미국 피츠버그(2004년 9월), 캐나다 토론토(2010년 6월) 회의에 뒤이어 오는 11월 11일과 12일 양일 간 서울에서 개최된다. 특히 G20서울정상회의를 20여일 앞 둔 지금 천년 고도 경주에서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모여 이틀(10월 22일, 23일) 간 일정으로 회의를 열고 있다.

 

 이 회의에서 주요20개국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은 <세계경제 동향과 전망>을 22일 먼저 논의 한 다음 23일 <강하고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프레임워커>에 대해 논의 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앞당겨 본격 논의하기 까지 했다. 이 논의의 핵심 주제 역시 환율문제였다. 한편 이 논의에서 주요 20개국 재부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은 "이후 경쟁적 환율 절하는 자세하고 시장 지향적 환율정책에 더 힘을 쓴다"는 수준에서 회의를 마칠 것으로 전망되기는 한다.

 

 아무튼 이 번 주요 20개국(G20) 재무 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보듯 오는 11월 11일, 12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세계주요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 역시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주류를 이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우리는 이후 개최될 세계주요 20개국 서울정상회의 결과를 지켜 볼 일이지만 이제 세계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의 성격 또한 변하고 있다.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개최된 세계 주요 20개국(G20) 정상 회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고 온 세계경기 침체에 공동 대응한다는 것이었다.

 

 환율문제 역시 그 같은 연장선상의 문제로 해석할 수 있지만, 그 성격 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즉 주요20개국 서울정상회의의 최대쟁점인 환율문제에 대한 논의가 어떤 결론을 얻는가에 따라 이후 세계경제 및 세계주요국 경제의 향배가 판가름 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 주요 20개국 서울정상 회의에서는 지난 85년 9월의 주요 5개국 (G5)합의 곧 플라자 합의와 같은 결론을 이끌어 내지는 못할 것이다. 자연히 G20 서울정상회의는 환율문제에 대해 미봉책인 "시장환율을 중시한다"는 선언을 채택하는 선에서 봉합되지 않을까한다. 그리고 그것은 세계 주요 20개국 간에 환율에 대한 합의가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이후 세계주요 20개국은 세계경제보다는 자국의 경제현실을 보다 중시하는 등 보다 강화된 환율정책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2010.10.23

 


#G2서울정상회의#시장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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