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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도 4대강(금강)사업 재검토 특별위원회 활동 결과 발표 기자회견.
충남도 4대강(금강)사업 재검토 특별위원회 활동 결과 발표 기자회견. ⓒ 오마이뉴스 장재완

최근 '경상남도 낙동강사업 특별위원회'가 4대강 사업 가운데 합천보와 함안보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가운데, '충남도 4대강 재검토 특위'도 현재 금강에서 추진되고 있는 '보 건설'과 '대형준설' 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이를 재조정해야 한다고 결론 내려 중앙정부와 충돌이 예상된다.

 

지난 7월 28일 충남도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재검토하기 위해 구성됐던 '충남도 4대강(금강)사업 재검토 특별위원회(공동위원장 김종민 충남도 정무부지사·허재영 대전대 교수, 이하 특위)'는 25일 오후 충남도청에서 그동안의 모든 활동을 마무리한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4대강 사업 재조정 필요"

 

이 자리에서 특위는 '4대강 사업에 대한 기본 입장'에 대해 "합리적인 사업은 추진하되, 환경 및 문화재 보호에 반하는 사업이나 불요불급한 사업은 중앙정부와 충남도 간 협의를 통해 재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보 건설'과 '대규모 준설'은 당초 정부가 제시한 용수 확보나 홍수 예방 등의 치수 및 이수 효과가 크지 않고, 금강 생태계와 백제문화 유산을 훼손할 가능성이 큰 만큼 사업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위는 아울러 4대강 사업에 국가예산을 집중 투자해 지방재정이 매우 열악한 상황임을 지적하고, 지역경제 살리기와 복지·교육·농업 등 민생예산 확대를 위해 4대강 사업 및 예산의 재조정이 절실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특위는 이러한 기본 입장을 전제로 각 쟁점별 사업의 타당성과 효과, 문제점을 분석해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특위는 먼저, 금강을 살리기 위해서는 하천 정비보다는 '금강하구둑 개선사업'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금강하구둑 개선방안이 포함되지 않은 현재의 금강정비사업은 진정한 금강살리기가 될 수 없다는 것.

 

따라서 빠른 시일 내에 중앙정부와 충남·전북이 협의해 금강하구둑 개선사업계획을 확정하고 내년도 예산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가장 큰 쟁점인 '보 건설'과 '준설'에 대해, 특위는 정부가 4대강 사업의 목적을 물 확보와 홍수 예방, 수질 개선 등이라고 제시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이 조사한 결과 보 건설은 오히려 수질을 악화시키고 금강보와 부여보의 경우에는 집중호우 시 범람 위험이 더 커지게 만들 것이라고 제시했다.

 

또한 공주·부여 지역의 보 건설 및 대형준설은 백제역사 유적을 훼손하고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정밀한 재조사 및 사업계획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금남보', '금강보', '부여보' 중 세종시에 건설 중인 '금남보'는 가장 규모가 작고 전체가 가동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일단 계획대로 완공하여 운영하면서 2~3년간 수질 및 홍수 예방에 끼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모니터링하고, '금강보'와 '부여보'는 일단 공사를 중단한 뒤 금남보 모니터링 경과에 따라 공사의 계속 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준설의 경우에는 통수능력 확보와 수질개선 차원의 준설은 필요하지만, 단기간에 걸친 대규모 준설은 생태계 파괴 우려가 크고, 특히 금강 전체 준설량의 41.5%를 차지하는 공주 고마나루-부여 왕흥사지 간 준설은 부실한 문화재 조사로 백제 역사문화를 훼손할 우려가 큰 만큼, 일단 중단하고 정밀 문화재 조사를 실시한 후 신중하게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생태하천 정비사업에 대해서는 친수환경 조성과 수질 개선을 위해 필요한 사업이라고 평가하면서 인공시설물 위주가 아닌 친환경적 방식으로, 획일적 방식이 아닌 지역특성과 주민 요구가 반영되는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특위는 ▲지류하천과 소하천 정비사업 우선 추진 ▲4대강 사업에 지역 업체의 참여 확대 ▲4대강 사업의 경제성 분석 시행 ▲하천 유지관리 비용의 국가부담 명문화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했다.

 

충남도는 이러한 특위의 의견을 이번 주 중으로 검토한 뒤 의견수렴을 거쳐, 조만간 국토해양부 등 관계부처에 구체적으로 협의를 제안하고, 각 정당 및 국회 관련 상임위 등에 충남도의 의견을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특위의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여 충남도가 중앙정부에게 협의를 요청하면서 4대강사업의 재조정을 요구할 경우, 충남은 경남과 마찬가지로 중앙정부와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14일 경남도 산하 '낙동강사업 특별위원회'는 농경지 침수와 식수원 오염 등 각종 문제점들이 해결될 때까지 경남지역에서 진행되는 4대강 사업을 전면 중지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김두관 지사에게 이를 보고한 바 있다.

 

"금강하구둑 갑문 폐쇄될 경우, 엄청난 재난 예상"

 

충남도 4대강 특위의 발표 이후 취재진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우선 '보와 준설이 수질을 악화시키고 범람위험이 커진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근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허재영 공동위원장은 "홍수와 수질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내린 결론"이라며 "보를 건설하게 되면 유속이 느려져 국지적 집중호우 시 보로 인해 오히려 범람의 위험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부여지역은 금남·금강·부여보의 수문을 일시에 열 경우 홍수 및 범람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더욱이 밀물시기에 겹쳐서 금강하구둑 갑문이 폐쇄될 경우 엄청난 재난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허 위원장은 또 "보 건설은 퇴적물 적체, 토사 적체로 인해 수질이 악화되고, 지류와 상류의 제거되지 않은 오염원 유입에 따른 금강 본류 수질의 부영양화가 우려된다"면서 "특히, 상류보로부터 장시간 고여 수질이 나빠진 물이 유입되는 금강보나 부여보, 금강하구둑은 수질악화가 더욱 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대 시·군의 의견'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논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의견을 일치했으나 보 건설 문제에 있어서 일부 시군은 지역숙원사업이라며 의견을 달리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에서 이러한 충남도의 협의 요청을 무시하면 어떤 대안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김종민 부지사는 "일단 충남도는 중앙정부에 이러한 특위의 의견을 토대로 이 문제에 대해서 심도 있게 협의를 한 뒤 사업을 재조정하자고 요청할 계획"이라며 "그러나 정부가 이를 듣지 않으면, 4대강 사업의 예산 편성권을 가진 국회에 이러한 의견을 전달하여 예산심의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지사는 또 "우리 의견은 민주적인 방법으로 이 사업 추진에 대해 대화를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중앙정부가 이를 무시한다면 우리로서는 이 사업을 멈추게 할 권한이 없다"며 "중앙정부가 귀와 마음을 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해 주기를 바란다, 만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밀어붙인다면,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현재 충남도가 위탁받은 대행사업에 있어서는 "충남도가 위탁받은 사업에 준설사업은 없다, 대부분 하천 정비사업"이라며 "이 부분에 있어서 상당 부분 수정이 되기도 했고, 문제가 있다면 앞으로도 이를 조정하면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위는 그동안 전문가 포럼 등을 운영하면서 수자원·수질 및 생태·문화재·지역경제 등 4개 분야별로 전문가들의 조사와 분석을 진행해왔고, 총 23회의 회의와 6회에 걸친 현장조사, 금강유역 7개 시·군 순회 주민대표와 간담회, 시민사회단체와 간담회 등을 진행해 왔다.

 

또한 잠정안을 가지고 지난 15일에는 충남도의회 의장단 및 금강유역 시장군수 등과 최종의견을 도출했고, 이날 충남도에 공식적인 보고서를 전달했다.

 

다만, 일부 금강유역 자치단체에서는 '보 건설'에 있어서 특위의 이러한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으며, 특위는 이러한 이견이 존재한다는 내용을 보고서에 그대로 담았다고 설명했다.


#충청남도#4대강#4대강 재검토 특위#안희정#김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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