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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사를 하고 있는 일행들은 묵은지찌개 맛에 감탄을 했다.
식사를 하고 있는 일행들은 묵은지찌개 맛에 감탄을 했다. ⓒ 오창균

이달 초 충북 진천으로 농촌체험을 갔다가 점심으로 김치찌개를 먹었는데 그 맛에 모두들 감탄을 했었다. 한적한 농촌에서 장사가 될까 싶었는데, 문을 열고 들어서자 우리 일행이 앉을 자리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맛집으로 방송에 소개된 사진도 걸려 있는 것이 보통맛은 아닐 듯싶었다. 그러고 보니 식사종류도 김치찌개 달랑 한 가지 뿐이다. 오직 한 가지 음식만 한다는 것에서 장인(?)정신도 느껴진다.

김치찌개에 들어간 고기가 돼지갈빗살인 것도 특이했지만 묵은김치에서 우러난 국물이 자극적이지 않고 시원했다. 주인이 직접 농사지은 배추와 양념만을 사용하고 김치저장고까지 갖추고 있었다. 두부도 직접 농사지은 콩으로 만들고, 막걸리도 직접 담근다고 한다.

 4년된 묵은지는 자극적이지 않은 양념과 고추씨가 시원한 맛의 비결인듯 싶다.
4년된 묵은지는 자극적이지 않은 양념과 고추씨가 시원한 맛의 비결인듯 싶다. ⓒ 오창균

이곳에서는 손님들의 요청으로 묵은김치를 별도로 팔고 있어서 몇 사람은 김치를 구매해서 돌아왔다. 가격도 5kg에 1만8000원으로, 어디에서도 4년된 묵은지를 저 가격에는 구입할 수가 없다. 이때는 배추 한 포기에 1만원이 넘어가는 때라서 너무 싸게 파는 것 아니냐고 주인 주은표씨에게 물었다.

'우리가 농사를 직접 짓기 때문에 저 가격에 팔 수가 있는 거지유. 배차(배추의 충청도 사투리)값이 올랐다고 해서 비싸게 팔면 안되지유.'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김치맛의 비결이라며 주씨는 일행들에게 김치저장고를 보여주었다. 1만 포기 정도 보관하며 4년된 묵은지를 사용한다고 했다. 저장고에는 김치 외에도 직접 짠 참기름도 있었는데 냄새를 맡아본 일행들은 너무 좋다며 금세 몇 병을 구입했다. 참기름도 한 병(350ml)에 2만원으로 매우 저렴한 것도 직접 농사를 짓기 때문이라고 했다.

집에서 묵은지와 돼지고기, 두부 외에는 양념없이 넣고 찌개를 끓여보니 식당에서 먹은 맛은 아닐지라도 그 맛이 지금껏 먹어온 것과는 달랐다. 딸은 매일 김치찌개를 먹었으면 좋겠다며 밥 좀 더 달라고 한다. 김치찌개 말고도 콩나물을 넣은 김치국도 아주 맑고 시원한 맛이 우러나는것이 제대로 익은 묵은지임을 알 수 있다.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저온창고에 쌓인 김치와 택배로 도착한 김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저온창고에 쌓인 김치와 택배로 도착한 김치 ⓒ 오창균

김장 때가 얼마 남지 않아서 그때까지 참아보려고 했는데 머릿속에 아른거리는 묵은지맛을 참을 수 없어서 그때 받아온 명함을 찾아 전화를 했고, 오늘 택배로 묵은지가 도착했다. 10kg 주문했는데 저울에 달아보니 13kg가 넘는다.

'아빠, 오늘 저녁은 뭐야.'
'김치찌개'
'앗싸, 내가 좋아하는 김치찌개'


#묵은김치#김치찌개#배차#웰빙#배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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