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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발전미래교육협의회 홈페이지. 충남교육청이 이 협의회의 안보강연을 적극 협조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국가발전미래교육협의회 홈페이지. 충남교육청이 이 협의회의 안보강연을 적극 협조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 이정희

충남교육청(교육감 김종성)이 국민행동본부 간부와 한나라당 지구당 간부 등으로 구성된 한 단체의 안보교육 특강을 관내 고등학생들에게 사실상 강요하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충남교육청이 "(범국민 안보의식 제고를 위한 교육사업을 추진하는)국가발전미래교육협회(이하 협의회)가 실시하고 있는 '나라 사랑 교육 특강'에 수능 이후에 고3학생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관내 모든 고등학교에 발송한 것.

이어 도교육청은 경력과 개인 휴대전화번호가 기재된 해당 단체의 강사요원 안내 자료를 제공하면서, 해당 강사들과 일정을 협의하여 11월 12일까지 도교육청에 신청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학교 예산으로 강사료도 지급할 것도 명시하였다.

국가발전미래교육협의회? 처음 듣는 단체인데...

그런데 이 협의회의 성격과 소속 강사들의 이력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또 특정 단체의 내부 사업을 도교육청에서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안보교육은 곧바로 통일교육으로 이어지는 만큼 미래지향적인 통일관을 형성해야 될 학생들에게 부적절 하다는 지적이다.

이 협의회가 자신들의 누리집에 밝힌 활동내용과 목적을 보면, "안보교육활동을 통한 보수권의 지평을 확산하고 보수 핵심 단체로서 자리매김하며, 보수, 애국단체와는 차별화된 대상에게 (영역을 넓혀) 강의를 실시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협의회는 2010년 설립된 재단법인으로 전국에 지부를 두고 주로 보수 단체를 대상으로 소규모 강연활동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 차원의 지원을 받아 대규모로 강연을 기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이번 특강을 담당할 강사진에도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공문에 나온 17명의 대전충남지역 강사 이력을 살펴본 결과, 화해와 협력, 평화와 공동번영을 주제로 하는 통일교육의 목표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 생긴다.

강사진들은 대부분 군 출신 인사들이었으며, 특히 국민행동본부의 핵심간부와 지역 정치권에서 한나라당 인사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도 2명이나 있었다. 또 안보교육과는 무관한 웃음치료 강사의 '웃음과 행복'이라는 강의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에 대하여 대전충남통일교육협회 정완숙 사무처장은 "강사들의 이력이나 강의 제목 등으로 볼 때 성장기의 학생들에게 자칫 편향된 안보관이나 통일관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며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는 교육청이 나서서 특정 단체의 안보교육을 도와주는 것은 안 될 일"이라고 밝혔다.

 충남교육청이 안보교육을 안내한 공문. 여기에 첨부된 안보교육 강사에는 지역의 한나라당 간부와 국민행동본부 핵심간부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웃음과 행복이라는 강의제목도 있다.
충남교육청이 안보교육을 안내한 공문. 여기에 첨부된 안보교육 강사에는 지역의 한나라당 간부와 국민행동본부 핵심간부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웃음과 행복이라는 강의제목도 있다. ⓒ 이정희

"긴밀한 협의 없이는 불가능 일" VS "학교에 강제하는 것 아니다"

특히, 학교에서 통일교육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교사들 사이에서는 특정 단체의 강연활동을 도교육청이 나서서 지원한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 안보특강 홍보를 아주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때문에 혹시 외부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나하는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천안에서 통일교육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공립고등학교 교사는 "해당단체에서 협조 공문을 보낸 지 하루 만에 도내 모든 고등학교에 안보특강에 적극 협조하라는 공문이 내려갔다, 이는 사전에 긴밀한 협의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적극협조라는 공문과 신청서 양식까지 지정하여 보고하라는 것은 일선학교의 입장에서는 반드시 하라는 압력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처럼 강사명단과 강의내용, 강의지역까지 특정하여 홍보한 전례가 없었다는 것.

이에 대하여 충남교육청 인성교육담당 장학관은 "지역의 명망 있는 분이 전화로 협조 요청을 해 왔기에 해당교육을 안내하게 된 것일 뿐, 절대로 학교에 안보특강을 의무적으로 실시하라는 뜻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한 해당 협의회가 보수 우익의 핵심단체로 자리매김 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과 강사진 구성 논란에 대해서도 이 장학관은 "해당 단체의 성격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아보지 못했으나, 국가안보를 위해 좋은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라고 알고 있다. 강의 내용과 강사진에 대해서도 정확히 확인하지는 못했다"라고 말해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아울러 그는 "이번 특강은 충남교육청의 역점사업인 바른품성 5운동 활성화 취지 부합된다고 판단하여 단순히 협조차원에서 단순 안내한 것이지 실시여부는 학교장이 판단할 사항이다, 강사진 구성과 강의내용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는 만큼 사전에 강의안을 제출받아 확인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으나, 안보특강 자체를 취소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충남교육청#국가발전미래교육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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