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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울산 중구 울산시민학교에서 열린 문해교육 교사 연수에서 전국야학협의회 최연진 회장이 강의하고 있다
3일 울산 중구 울산시민학교에서 열린 문해교육 교사 연수에서 전국야학협의회 최연진 회장이 강의하고 있다 ⓒ 박석철

넘쳐나는 대학, 대학을 나오고도 취업 못한 청년백수들, 넘쳐나는 정보와 그에 따른 부작용….

언론에 넘쳐나는 사회적 고민 속에 우리는 간과한 것이 있다.우리나라에 비문해자(옛 문맹자)가 600만 명 가까이 있다는 사실과 이들을 위한 문해교육이 민간차원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

1970년대 구로공단 야학에서 한글을 가르치던 야학교사들에 대한 언론보도가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는 요즘, 전국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문해교육에 열정을 쏟고 있었다.

11월 3일 개강한 울산 중구 시민학교에서 개강한 '성인문해교육 교·강사 전문성 강화' 연수에서는 이런 사실들이 피부로 와 닿았다.

문해교육 대상자, 성인인구 중 15%

통계가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 2002년 20세 이상 성인 3000명을 샘플링 조사한 결과 6학년 수준의 읽기, 쓰기, 셈하기가 전혀 불가능한 '완전 비문해자'가 8.4%에 달했다.

더 가까이는 2005년 인구총조사에서 우리나라 전체 15세 이상 인구 3800여만 명 중 초등학교 교육(5.45%)과 중학교 교육(10.29)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599만여 명(15.74%)에 달했다.

문해교사들에 따르면 비문해자는 과거 어려웠던 경제 사정에 교육을 포기한 사람, 남아선호 사상에 의해 여자아이라는 이유로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한 경우 등 다양하다.

하지만 요즘엔 초·중학교까지 경쟁교육이 강화되면서 경쟁에서 탈락하거나 강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학교제도권에서 이탈하는 청소년까지 더해져 문해교육 대상자는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 문해교육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먹구구식이었다. 구로공단야학이 말해주듯 일부 뜻있는 대학생들이 공장에서 낮에 일하는 노동자들을 밤에 가르치는 개념이었다.

하지만 문해교육에 뛰어 든 교육자들은 그 맥을 끊지 않고 이어왔다. 전국야학협의회 최연진 회장은 "전국에는 300개 이상의 야학이 있고, 자원봉사로 문해교육을가르치는 교사들이 수천 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문해교육이라는 개념은 지난 2007년 완성됐다. 주먹구구식이던 민간 주도 문해교육은 2007년 평생교육법의 전면 개정으로 문해교육에 대한 지원, 학력인정, 지자체의 지원 의무화 등으로 제도화 틀이 만들어 졌다.

문해 교사 연수 현장을 가보니

"이제 문해교육은 과거 중립화된, 무정치적 교육에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시민교육으로 재구성돼야 합니다."

3일 시작된 문해교육  교사·강사 연수에서 첫 강사로 나선 천성호씨는 이같이 말했다. 구로섬돌야학 자원교사를 거쳐 현재 야학인 파울로 프레이리센터를 운영하는 그는 "문해교육의 목적이 민주시민 양성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수는 울산 중구지역 문해 교사를 대상으로 준비됐지만 울산지역전체에서 32명의 교사들이 참석했다. 울산 중구청이 연수를 지원한 것도 지자체의 책무성강화를 규정한 평생교육법 개정과도 연관이 있다.

연수에 참가한 문해교사들은 모두 자원봉사자로 사실상 무보수로 문해교육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날 연수 개강을 위해 멀리 강원도 태백에서 울산까지 달려온 전국야학협의회 최연진 회장은 "오늘 연수를 오신 분들은 열정과 시간을 내야 하는 힘든 자리에 기꺼이 참석하신 분들"이라며 "야학 교사들은 비문해자들을 위해 봉사한다는 일념으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울산푸른학교 교장인 이하형 전국야학협 이사는 ""오늘날과 같은 정보 홍수 속에서 한글을 읽고 쓰고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은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정보 수요의 격차가 점차 커지는 현실에서 문해교육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통합을 위한 사회적응 차원에서 문해교육은 중요한 문제"라며 "문해교육은 문자 해득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민교육과 인성교육으로 연결되는 학습으로 인식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시민학교 김동영 교장은 "21세기의 커다란 도전은 성인 비문해율을 최소화 하는 것"이라며 "그들이 존엄 속에서 일하고 살며 지역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필수적인 배움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수를 받는 문해교사들은 앞으로 3주간, 모두 30시간의 교육을 이수한 후 수료증을 받을 예정이다. 수료증을 받아 든 이들 교사들은 비문해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울산시민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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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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