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계천 버들다리, 전태일 다리로 부르게 됐지만..
|
ⓒ 이장연 |
관련영상보기
|
오는 13일 전태일 열사 40주기를 앞두고 서울시가 청계천 6가의 버들다리 명칭을 '전태일 다리'와 함께 병행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는 '전태일 열사와 관련이 있는 다리 주변의 역사적 특성을 고려해 시민의 요청을 함께 적기로 했다'며 이유를 밝혔는데, 아직 병행 표기가 완전히 결정된 것은 아니라 한다.
버들다리를 전태일 다리와 병행 표기하기 위해 종로구-중구 등 자치구의 의견수렴을 거쳐 안건이 서울시 지명위원회를 통과해야만 한다고 한다. 그래서 지난 8월 26일부터 '전태일 다리 이름 짓기 범국민캠페인'을 벌여온 '아름다운청년 전태일 40주기 행사위원회'는 서울시의 병행 결정을 받아들일지 이후 회의서 결정하겠다 한다.
전태일 40주기 행사위는 그간 전태일 열사의 흉상이 있고 다리에 그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메시지가 담긴 동판이 설치된 평화시장 앞 버들다리에서 다리 개명 캠페인-문화행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왔고, 배우 박철민씨와 가수 안치환, 이지상 등도 참여해 시민들의 관심-참여가 이어졌었다.
그렇게 버들다리를 전태일 다리로 병행 표기하기로 했지만, 지난 1일에는 서울시설공단 청계천관리팀이 난데없이 전태일 다리에 전시된 시사만화 28점을 G20정상회의 등을 빌미로 무단 철거해 분란을 일으켰다. 28점의 시사만평은 현 정부의 4대강 사업, 청년 실업, 비정규직 문제 등을 풍자하는 것들로 전태일 열사 추모기간인 오는 13일까지 전시될 예정이었다. 그것을 서울시설공단은 불법현수막이라며 쓰레기통에 버렸다.
버들다리가 전태일 다리로 불리게 돼도, 반갑기보다 씁쓸하다. 전태일 열사가 분신했던 평화시장 그곳에서조차 그를 추모하는 이들과 노동자들의 삶은 너무나 고달프고 힘겹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