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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울산시교육청과 삼창기업이 교육청에서 울산외국어고 아랍어과 육성을 위한 협약식을 맺었다.
10일 울산시교육청과 삼창기업이 교육청에서 울산외국어고 아랍어과 육성을 위한 협약식을 맺었다. ⓒ 울산교육청

10일 울산시교육청과 지역 중견기업인 삼창기업이 울산외국어고 아랍어과 육성을 위한 협약식을 맺었다.

이날 협약을 계기로 삼창기업(주)은 앞으로 울산외국어고 아랍어과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졸업생들이 관련 분야에 취업을 원할 경우 우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울산시교육청은 삼창기업의 아랍지역 교육문화 활동에 협력하는 등 울산외고 아랍어과 운영과 발전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삼창기업이 아랍에미리트 원전에 진출하는 원전 전문기업인데다 울산교육청이 아랍어과 신설 발표를 한 시점 등을 두고 의문이 일고 있다.

"울산외고 설립 목적에 맞나?"

울산외고는 전교조와 시민단체 등의 "특혜교육 반대" 목소리 속에서도 올해 3월 개교했다.

울산외고 개교한 달 뒤인 4월 20일 울산시교육청은 "내년부터 아랍어과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당시 울산외고는 학교건물을 미처 다 짓지 못해 학생들이 울산과학기술대에서 더부살이 수업을 하는 등 어수선한 상태였다.

이즈음 '삼창이 원전 관련 독보적인 기술을 갖췄다' '원전으로 아랍에미리트에 진출한다'는 등으로 삼창기업의 장밋빛 미래가 언론에 속속 보도되고 있었다. 전 울산상공회의소 이두철 회장이 회사 대표이사인 삼창기업은 국내 원전제어 계측 분야의 전문 기술을 보유한 곳으로, 현재 울산에서 건설 중인 신고리원전 3, 4호기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창기업은 지난해 말 정부가 아랍에미리트 원전수출 확정을 발표할 때부터 지역에서 가장 수혜를 입을 기업으로 전망됐고, 올해 10월에는 아랍에미리트에서 4억 달러 규모의 대형 플랜트공사를 수주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아랍에미리트 왕자가 자국의 원전 모델이 될 신고리원전을 보기 위해 울산에 왔을 때 이두철 회장의 아들인 삼창기업 총괄사장과 왕자와의 친분이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런 측면에서 울산교육청과 삼창기업이 10일 울산외고 아랍어과 지원 협약식을 맺었다는 소식은 세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기도 한다.

울산외고 자리도 잡기 전 왜 아랍어과?

울산은 지난 1962년 공업특정지구로 지정된 후 급속히 성장해 국내 제일의 산업도시가 됐다. 하지만 산업발달에 비해 교육환경은 미처 따라가지 못해 지역에서는 "교육의 질과 교육환경을 높여 달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런 가운데 울산시교육청이 내놓은 대책 중의 하나는 시민 여망과 다소 차이가 있는 울산외고를 설립한다는 것. 이후 몇 년의 공방 과정을 거쳐 올해 3월 울산외고가 개교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울산외고는 학교건물을 미처 다 짓지 못해 학생들이 울산과학기술대에서 더부살이 수업을 하면서까지 개교를 서둘렀는데다 최근에는 공사 중인 신설 학교 옹벽이 무너지면서 언제 본교에서 수업할 지 알 수 없는 처지다.

문제는 이런 환경에서도 울산시교육청이 아랍어과 신설을 결심한 배경과 시점이다. 교실도 없이 더불살이 개교한 지 채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상태에서 느닺없이 "내년부터 아랍어과를 신설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던 것.

당시 삼창기업은 정부의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출 발표를 전후 해 삼창기업의 참가가 기정사실화 됐었고, 이 기업의 장밋빛 미래가 언론에 심심찮게 보도됐다.

일각에서는 울산외고의 아랍어과 신설부터 10일 협약식까지 과정을 두고 "지역의 우수인력 유출 방지라는 울산외고 설립의 목적에 과연 부합하나" 하는 의문을 내 놓고 있다. 특정기업의 장래를 위한 들러리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한편 울산시교육청과 삼창기업은 10일 오후 3시 시교육청 4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울산외국어고등학교 아랍어과 지원을 위한 협약식'에서 "삼창기업(주)은 앞으로 울산외고 아랍어과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졸업생들이 관련 분야에 취업을 원할 경우 우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울산시교육청은 삼창기업(주)의 아랍지역 교육문화 활동에 협력하는 등 울산외고 아랍어과 운영과 발전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울산시교육청은 "삼창기업이 장학금을 지원하기로 함에 따라 울산외고 아랍어과 학생들은 기존 삼성꿈장학재단 장학금 등 국내 장학재단과 기업으로부터 많은 장학혜택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2010년 아랍에미리트 원전수출 확정을 계기로 아랍권 국가들과 경제적 교류가 활성화 돼 아랍어 인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울산외고 아랍어과가 국내 최고 학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울산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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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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