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대통령 묘역에 오물을 투척했던 60대 남성이 구속됐다. 창원지방법원 황진구 영장전담판사는 16일 고 노 대통령 묘역에 오물을 뿌려 재물손괴와 사체오욕 혐의를 받고 있는 정아무개(62·경북 경산)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해서부경찰서는 지난 14일 오후 1시9분경 참배객을 가장해 묘역에 오물을 투척했던 정씨를 현장에서 붙잡아 조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정씨가 범행 이후에도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재범할 우려가 높다"며 지난 1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노무현재단, 17일 묘역훼손사건 관련 대책회의노무현재단(이사장 문재인)과 봉하재단(이사장 권양숙)은 17일 봉하마을에서 문재인 이사장 주재로 대통령묘역 훼손 사건에 따른 대책회의를 연다. 고 노무현 대통령 묘역은 국가묘역으로 봉하재단이 위탁관리해 오고 있다.
이날 대책회의에는 문재인 이사장, 한명숙 전 국무총리, 조기숙 전 청와대 홍보수석, 김용익 전 청와대 사회정책수석, 황인성 전 시민사회수석 등이 참석한다. 이날 대책회의 이후 문 이사장 등은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공동 참배하고 바로 이번 사건에 대한 대책회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경남노사모 "국가묘역다운 지원을 하라"경남 노사모(노무현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와 경남시민광장은 16일 공동성명을 내고 "정부는 다시는 이런 일이 우연이라도 반복되지 않도록 국가묘역다운 지원을 하라"고 촉구했다.
노사모는 "살아서 그렇게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괴롭혔던 색깔론의 망령이 아직도 노 전 대통령을 괴롭히는 것을 보면서 그를 지지했었고 여전히 지지하며 앞으로도 지지하고자 하는 우리는 지금 참담한 마음뿐"이라며 "이번 사건이 정신이상자의 우발적 해프닝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우발적인 해프닝이 아닐 수 있다는 의구심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더 큰 문제는 이 모든 일들이 현 정부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만 제대로 했었어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일이었다는 점이다. 물론 현 이명박 정부에게 진심어린 예우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다만 법대로, 상식대로만 대처했더라도 이런 일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은 "지난 G20 정상회의에서 큰소리 칠 수 있었던 누구 덕분이었던가. 1997년 외환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국가 경제 시스템을 새롭게 만들었던 김대중 대통령과 이를 더욱 발전시켜 나라 곳간을 기름지게 했던 노무현 대통령 덕분 아니던가"라며 "전직 대통령의 업적을 인정하기는커녕 집권 후 무조건 노무현 정권만 반대로만 하다 보니 국민적인 불신이 높아졌고 이를 극복하고자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희생양으로 삼았던 것이 현 정부 아니던가"라고 따졌다.
노사모와 시민광장은 "경찰은 정신이상자의 단순 해프닝으로 이번 사건을 덮지 말고 배후가 있는지 여부를 철저히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