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꽃보다 남자>, <도망자 PLAN B>, <스타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인천 송도가 주요 배경이 되었다는 것이다.
최근 송도 센트럴파크와 투모로우 시티 등을 배경으로 촬영하는 드라마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송도 국제도시가 가진 이국적이고 화려한 분위기 때문이다. 드라마를 볼 때면 '저긴 어느 외국의 로케이션이야?'하고 물어보기도 한다. 서울에서 지하철로 약 1,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곳이다. 11월 초 주말이면 북적대는 서울의 도심은 잊고 드라마 속에 등장한 송도 센트럴파크로 여행을 떠났다.
세련된 건물, 여기가 한국인지 외국인지
센트럴파크역에 내리자마자 눈앞을 사로잡는 광경에 입이 떡 벌어진다. 올해 '2010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받은 트라이볼(tri-bowl)이다. 3개의 주발을 세워놓은 모양인데 평소에 봐 왔던 직사각형의 건물이 아닌 둥근 건물 모습이 낯설기도 하지만 눈을 뗄 수 없다. 정말로 여기가 한국인지 외국인지.
서울에만 있는 줄 알았던 40층 이상의 고층건물이 즐비하다. 아직 공사 중인 건물이 많지만 송도에 있는 건물들은 아파트조차도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건물 외벽이 볼록 튀어나온 부분도 있고 쑥 들어간 부분도 있고 이 건물도 거 모양새 참 신기하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포스코 건설이 지은 퍼스트월드라는 아파트였다. 이 건물 또한 2005 미국건축가협회에서 주거설계상을 수상했다. 여기저기 상 받은 건물천지이니, 도시 자체가 건축 박람회인가?
도시 한가운데 유유히 흘러가는 수상버스
이름만 들어도 맨해튼 뉴요커가 된 것 같은 느낌의 센트럴 파크. 그 중앙에 흘러가는 수공간은 바닷물을 끌어와 조성한 것이다. 수로의 끝으로 가면 빨간 수상버스를 탈 수 있다. 유유히 흘러가는 배안에서 송도의 경치를 감상하자니, 마치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수상택시를 타고 광장으로 향하는 느낌이다. 입장권 4000원으로 30분 동안 신선놀음, 아니 외국 신선이 될 수 있었다.
성경에서 읽었던 노아의 방주가 내 눈앞에
높은 건물 구경에 목이 아파 고개를 조금 숙이니, 내 앞에 노아의 방주가 나타났다. 게다가 쌍을 지어 탑승할 준비를 하는 동물들까지. 바로 센트럴파크주변에서 진행되고 있는 더 바이블 엑스포였다. 지난 여름 지나간 태풍의 여파로 아직 전시물의 보수가 한창이었지만, 그 덕택에 노아의 방주를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70여만 개의 병으로 만들어진 방주는 높이 13m, 길이 135m의 실제 크기이다.
소음도 없고 조용하니, 혼자하는 산책에 딱
연이은 놀라운 광경에 쉴 때도 되었으니, 이제 진짜 공원 속에서 휴식을 취한다. 송도는 대로에 차들이 얼마 없다. 공원 안의 정자에 앉아 있자니 바람과 함께 흘러가는 물 소리만 들린다. 주위의 도회적인 광경과 산속에서 즐기는 것 같은 잔잔한 휴식은 서로 대비되지만 눈과 마음이 오랜만에 호사를 누리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이 명소를 나 혼자만이 알고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와 북적대질 않기를 바라는 이기적인 마음이다. 그만큼 세련된 건물과 한적한 산책장소는 나에게 좋은 여행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