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에 북한의 포격이 가해진 23일 오후, 서울역 3층 대합실에 있는 3대의 TV 앞은 뉴스 속보를 보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로 북적거렸다. 심각한 표정으로 TV를 바라보는 시민들 사이에서는 적막이 흘렀다. '군인 1명 사망, 13명 중경상, 민간인 3명 부상, 사상자 늘 듯'이라는 자막이 뜨자 깊은 한숨과 함께 "큰일 났네, 큰일 났어"라는 탄식이 나오기도 했다. "우리도 쏴 버려야해!"라며 격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TV를 바라보는 한 공군도 만날 수 있었다. "지지난 주에 휴가 나왔다가 오늘 귀대한다"는 그는 "다음 주가 제대"라며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지었다. 또한 "제대 후 3개월까지는 전쟁이 일어나면 소집이 될 수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다음 주 제대에 영향이 있을까봐 걱정"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예비군 훈련이 끝났어도 전쟁이 걱정되기는 이아무개(37)씨도 마찬가지였다. "뉴스 듣고 깜짝 놀랐다"는 이씨는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이것밖에 없었을까 싶다"며 고개를 저었다.
"출장 갔다 집에 가는 길"이라는 정아무개(36)씨는 "북한이 왜 갑자기 일반적인 훈련에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지 모르겠다, 북한 내부 상황 때문인지 요즘 뉴스에 나오고 있는 핵 문제 때문인지"라며 "이상하다"고 말했다. 정씨는 "전쟁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이유야 어찌되었건 인명피해가 일어났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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