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770원(승용차)으로 전국 민자 도로(터널·다리) 가운데 최고 수준인 거가대교(경남 거제도~부산 가덕도) 통행료가 '국민감사 청구'로 낮춰질 수 있을까? 거제지역 시민단체로 구성된 '거가대교 개통대비 범시민대책위원회'가 통행료 산정에 대한 국민감사 청구를 하기로 해 관심을 끈다.
범대위는 "거가대교의 총 사업비도 공개되지 않고 있으며 통행료 산출 근거 역시 불분명한 상황"이라며 "정작 통행료산정의 기초자료인 실제투입 건설사업비에 대하여는 전혀 공개 의지가 없어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범대위는 감사원에 '거가대교건설조합'과 민자사업자인 '(주)GK해상도로'를 대상으로 감사를 청구한다. 통행료 책정은 경상남도와 부산광역시가 하게 되는데, 민자업자 측은 1만770원으로 책정해 놓고 있다.
거가대교 통행료 산정이 부당하다는 주장은 경남도의회 등에서도 계속 제기되었다. 진보신당 김해연 경남도의원(거제)은 "전국 민자도로(교량)는 통행료 징수기간이 길어봤자 30년 정도인데, 거가대교는 40년으로 가장 길고, 소수익보장률이 77.55%로 과도하게 높게 결정돼 있다"며 "이는 사실상 특혜 의혹으로, 개통을 앞두고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 의원은 "거가대교 건설비용이 제대로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실사도 있어야 한다"면서 "구체적인 건설비용 실사도 없이 민자업자 측에서 제시하는 통행료를 책정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거가대교의 총 사업비는 1조4469억원(민자사업비 9996억원)인데, 다른 민자사업비와 비교하더라도 통행료는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천안~논산간고속도로(총 사업비 1조4028억원, 민자사업비 9946억원)는 8400원이고, 대구~부산간고속도로(총 사업비 2조4722억원, 민자사업비 1조3674억원)는 9300원, 서울외곽고속도로(총 사업비 2조1043억원, 민자사업비 1조714억원)는 4300원, 인천공항고속도로(총 사업비 1조4602억원, 민자사업비 1조4602억원)는 7400원 등이다.
범대위는 사업비와 물가강승률 등을 고려할 때 적정 통행료는 8000원선이라 보고 있다. 범대위는 시민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범대위는 29일 오후 1시 고현사거리에서 거리서명운동을 벌인다.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하려면 최소 기준 300명 이상이 서명해야 한다.
섬을 잇고 침매터널을 뚫어 연결한 거가대교는 오는 12월 13일 오후 2시 개통식을 열 예정이다. 경남도와 부산시, 거제시, 거가대교건설조합 등 관계자들은 25일 연석회의를 열고 개통식 일정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일반 차량 통행은 개통식 다음 날 오전 6시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