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여권의 강경 발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 비판을 이적행위로 몰아붙였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대북 정보기관의 역할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북한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도발이 우리의 호국훈련 때문에 일어났다고 하거나, 남북 관계를 악화시킨 결과라고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이적행위"라고 말했다.
하루 전에도 김무성 원내대표가 '친북 종북주의자'라는 말까지 써가며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을 강력 비난한 것에 비춰볼 때, 안 대표의 발언은 연평도 포격 사태 진정 뒤 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책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것과 관련 '이적행위'로 규정해 미리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안 대표 발언 뒤 곧바로 정부의 안보 무능에 대한 지적 발언이 나왔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지난 3월의 천안함 폭침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사태 발생 후에 즉각 대응조치를 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며 쓴소리를 시작했다.
홍 최고위원은 "피폭 4분 전까지 K-9 자주포 포신을 남쪽으로 돌려 사격훈련을 한 것은 합동참모본부나 군 지휘부가 현지 해안부대에 상황의 긴박성을 알리지 않은 것을 뜻한다"며 "몇 달부터 북한의 도발 예고가 있었고, 김정일 부자의 동향이 체크됐다면, 국지전 가능성은 이미 예견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홍 최고위원은 이어 "위성장비 등 첨단 장비와 대북 첩보망을 갖고도 이에 대비하지 못한 대북 정보 관계자들의 잘못이 이번 사태를 초래한 것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며 "합참의 정보 관계자들 중에는 정보와 관계없는 사람들이 앉아있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홍 최고위원은 이어 "병역이행 여부가 대북 정보능력의 척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정부의 안보 관계 회의에 참가하는 참모들만이라도 병역 면제자는 정리해줬으면 한다"며 "인터넷에 들어가면 누리꾼들이 안보 관계 참모들의 병역사항을 거론하면서 조롱하고 있다, 국민적 안보불신은 이런 점에서 출발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진보정권 10년 동안 국정원이 대북 감시기구가 아닌 대북 협력기구로 전락했다"면서도 "이명박 정부 들어온 지 2년 반이나 지난 시점에서 아직도 국정원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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