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 상동면 낙동강 둔치 불법 매립 폐기물과 관련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국토해양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자체 조사를 벌여 205곳 중 7곳만 기준치를 초과해 적법 처리하겠다고 밝혔지만, 환경단체와 야당들은 '믿을 수 없다'며 민관합동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해 상동면 소재 낙동강사업 8~9공구 준설 대상지에 폐기물이 매립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진 때는 지난 9월 말이었다. 이곳은 부산시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매리취수장에서 1~4.4km 상류에 있다. 오염 매립량은 최소 200만에서 최대 490만 톤까지 추정되고 있는데, 1990년 이후 2000년대 중반까지 매립된 것으로 보인다.
부산국토청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의뢰해 매립폐기물 조사를 벌였으며, 그 결과를 지난 26일 발표했다. 경상남도도 별도로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환경시민단체는 민관합동조사를 제안했지만, 부산국토청은 단독으로 조사를 벌였던 것이다.
부산국토청 "205곳 중 7곳만 오염"
부산국토청·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준설구간 대상 218개 지점 중 205곳을 굴착해 폐기물 분석을 했다고 밝혔다. 사업장 일반폐기물, 건설폐기물, 저니토로 확인했는데, 준설구간 내 매립폐기물량은 약 16만7210㎥로 사업장 일반폐기물 8만6400 ㎥와 건설폐기물 8만810㎥로 산정되었으며, 나머지는 오염되지 않은 저니토(점질토) 30만4340㎥로 나타났다는 것.
부산국토청은 205곳 중 오염도가 심각하거나 원지반과 다른 형태를 나타내는 90개 지점에 대해 정밀 분석한 결과 7개 지점(일반폐기물 지역)의 시료가 납, 아연, 불소, 카드뮴 등으로 오염(토양오염우려기준 2지역)된 것으로 나타났고, TPH의 경우 토양오염우려기준 2지역의 기준(800mg/kg)을 초과한 시료는 없었다고 밝혔다.
또 부산국토청은 "앞으로 매립된 폐기물에 대한 처리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전문가 등의 자문을 통하여 관련 법규에 적합하게 처리할 계획"이라며 "저니토는 토양오염우려기준 이하이므로 굴착 후 양질의 토사와 혼합한 후 성토 또는 사토할 계획이며, 사업장일반폐기물, 건설폐기물은 폐기물 처리업체에 위탁하여 관련 법규에 따라 선별·자원화·처리의 순으로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부산국토청은 "매리취수장의 수질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둔치 끝단의 양질토사 층은 폐기물처리 완료 후 준설토록 계획하여 폐기물이 하천에 유입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조치할 계획"이라며 "이번 조사결과를 토지의 지번별로 표기하여 현재 수사 중인 김해중부경찰서에 제출할 계획이며, 수사결과에 따라 폐기물 관련자에 대한 구상금 청구 등을 병행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낙동강경남본부 "신뢰할 수 없다... 민관 공동조사해야"
4대강사업저지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아래 낙동강경남본부)는 29일 낸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주먹구구식 조사방법과 처리방안 철회하고 퇴적토 정밀조사 하라"고 촉구했다.
정부의 이번 조사에 대해 이들은 "준설구간에 한정하여 실시하였다"며 "정부는 임의대로 준설구간과 비준설 구간을 구분하여 비준설 구간을 뒤에 하는 순차적 조사와 폐기물 처리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방침은 원칙도 법칙도 없는 사업의 편의성만을 고려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해시는 국토부에 토양정밀조사 명령을 내릴 것을 이 단체는 촉구했다. 낙동강경남본부는 "국토부는 절개지역이든 둔치 유지구간이든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초과한 조사결과가 나온 상태에서 정밀조사와 토양정화검증이 완료되기 전까지 해당 사업부지에서 일체의 공사는 중단하여야 한다"며 "토양오염을 확인하고도 토양정밀조사 및 정화계획 수립계획을 제시하지 않은 국토부에 대하여 김해시는 토양환경보전법(제5조 4항)에 의거 해당지역에 토양정밀조사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제시했다.
민관합동조사를 요구했다. 낙동강경남본부는 "이번 조사가 주민 제보로부터 시작된 것임을 상기해 볼 때 정부의 조사방법은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며 "정부는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문제없거나 아주 미미한 문제이니 무조건 믿으라는 식이다. 그러나 재차 강조하지만 김해상동 폐기물 불법매립지는 부산시민들의 식수원인 매립취수장 2km 상류에 위치하고 있어 부산경남 시민들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의 이번 조사는 공신력 있는 경남도, 민주당의 주장과 조사결과와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어 신뢰하기 어렵다"며 "정부는 단독조사를 당장 중단하고 공동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경상남도, 식수의 안정성을 우려하는 부산경남 시민이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를 할 것"을 촉구했다.
낙동강경남본부는 "김해 상동면 폐기물 조사는 조사지역이 부산시민들의 식수원인 매리취수원으로부터 불과 2km 상류에 위치하고 있어 경남도민과 부산시민에게 매우 중요한 관심사이다"며 "정부가 발표한 조사결과는 기본 분석결과조차 첨부되지 않아 의구심만 증폭시키므로 조사결과 보고서 공개와 공개설명회를 개최할 것"을 요구했다.
야당 "부산국토청 조사는 짜맞추기"
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 부산시당과 낙동강부산본부는 부산국토청의 '부실조사'를 규탄하고 나선다.
이들은 30일 오전 부산국토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상태 사업 추진 시 부산 식수 재앙 우려 감출 수 없다. 예상되었던 수순이고 뻔한 결론이다?"는 내용의 입장을 밝힌다.
이들은 미리 낸 자료를 통해 "26일 발표한 김해시 상동면 매리취수장 인근 준설예정지의 폐기물 불법매립 조사 결과 발표에 대한 지역 야권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다"며 "조사결과를 신뢰할 수 없으며 부산은 물론 경남과 시민단체, 야당이 모두 참여하는 객관적인 조사를 요구하고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은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불법 매립 축소 규모와 토양 오염도 면에서도 경상남도 특별위원회 자체 조사, 지난 국정감사 때의 오염도 조사 내용과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 이번 부산국토청의 조사는 낙동강 사업 강행을 위한 짜맞추기에 불과하다"며 "시민들의 절반 이상이 이용하는 식수원의 오염으로 인해 부산에 식수 재앙이 초래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