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혹은 대학생을 둔 부모라면, 알아두면 '소통'에 도움되는 말이 있다.
'신이 내린 공모전'을 이르는 '신공', 대학에 다니는 동안 공모전에 4(네)번 이상 도전해보란 뜻의 신조어 '대공사'가 한 예다. 모두 요즘 젊은이들의 취업 트랜드가 무엇인지 살필 수 있는 말이다.
공모전 참여가 대학가에서 하나의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젊은이 특유의 도전 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인데다, 상금이나 해외 탐방 기회 등 부수적인 혜택도 '짭짤하다'. 물론 대학생들에게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요소는 뭐니뭐니해도 '취업'이다.
취업 특전, 인턴 기회, 해외 탐방 등의 혜택을 부여하는 공모전이 많다. '취업 특전'까진 아니라고 해도, 어쨌든 나머지도 취업에 상당히 도움이 될 혜택들이다. 대학생들 사이에서 '대공사'란 신조어까지 유행시키며, 필수적으로 쌓아야 할 스펙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공모전 열풍 기반은 기업과 대학생의 '현실'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의 하나로 각광 받고 있다. 공모전 포털 사이트인 '씽굿'이 지난 2월 직장인과 대학생 73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95%가 공모전 주최사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졌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의 경비로 각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젊은 세대들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셈이다. 또한 기업이 공개적으로 아이디어를 '수혈'받을 수 있는 창구인데다, 개개 아이디어들이 기업 입장에서는 간과하기 쉬운 '신선함'을 담고 있다는 점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이처럼 기업과 대학생들의 현실적인 필요가 맞아떨어지다 보니, 공모전 열풍도 뜨거워지는 모양새다. 1년에 개최되는 공모전 숫자만 무려 1500여 개에 달한다고 한다. 광고, 논문, 마케팅, 기획, 아이디어, UCC 영상, 건축설계, 사진, 스토리텔링, 만화 등 공모 형태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또한 '씽굿'에 따르면, 앱 공모전, 친환경 공모전, 스토리텔링 공모전, 저작권 공모전, 강 공모전, 일자리 창출 공모전, 공공디자인 공모전 등이 올해 인기를 누린 이슈 공모전이었다고 한다. 그 주제 또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기업이 대처하는 자세'로까지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공모전 그룹과외까지... 늘어나는 부작용그래도 역시 인기몰이를 하는 공모전 혜택은 '취업'이다. 12월 27일 현재 씽굿 조회수 베스트 공모전 1위는 '제1회 롯데 대학생 아이디어 공모전'이다. 그룹 13개 계열사와 관련된 17가지 주제로 총 52개 팀을 선발해 수상자 전원에게 인턴십 기회, 4학년 학생들에게는 특별 채용 혜택이 주어진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공모전 출품작을 대신 만들어주는 전문 브로커들이 활동하는 사례가 발생하는가 하면, 팀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과정'에는 불참하다가 나중에 이름만 올리는 이른바 '공모전 얌체족'도 있다고 한다.
심지어 대기업 공모전을 위해 '공모전 그룹 과외'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정성엽 대학생 명예기자는 <파이낸셜뉴스>를 통해 이같이 지적하며 "능력은 모자라도 대기업 공모전에서 어떻게든 수상해 보고 싶은 지원자들이 많아 벌어지는 현상"이라는 대기업 관계자의 말을 인용·전달했다.
심사에 대한 불만도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 공모전 심사가 비공개로 진행되다 보니, 심사 기준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주최 기업들은 심사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지난 5월 아우디코리아 사진공모전 표절 논란에서 드러났듯, 표절 여부를 가리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것이다.
공모전과 소셜 네트워크가 만난다면?이런 점에서 최근 KT&G가 진행했던 'Play it 상상, 창의공모전(11.24 ∼ 12.5)'을 주목할 만 하다. '씽굿'에서 한 때 공모전 조회 1위를 기록하기도 했던 이 공모전에서 눈에 뜨이는 점은 취업 특전이 없었다는 것. 그럼에도 공모전의 일반적인 평균 접수율을 훨씬 뛰어넘는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이 공모전의 가장 큰 특징은, 1차 통과자에게 전문가의 멘토링을 지속적으로 받게 함으로써 소통의 공간을 마련해 준 점"이라면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전문가의 조언을 들으면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SNS의 가장 큰 특징은 참여와 공유다. 이 특징을 잘 활용한다면 현재 공모전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각종 부작용도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브로커나 얌체족이 개입할 여지가 줄어들고, 심사의 어려움 또한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 그 가능성을 KT&G 공모전과 SNS의 만남이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