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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비정규직노조가 교섭을 전제로 25일간의 '정규직화 농성'을 해제하고 회사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회사측이 비정규직을 대량 해고할 움직임을 보여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현대차정규직노조의 일부 사업부 간부들이 회사 측과 비정규직 해고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법원 판결에 따른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11월15일부터 25일간 공장 점거농성을 벌인 현대차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농성장에서 비닐을 덮고 잠을 청하고 있다
법원 판결에 따른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11월15일부터 25일간 공장 점거농성을 벌인 현대차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농성장에서 비닐을 덮고 잠을 청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박상규

현대차 정규직노조 활동가들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3공장은 아반떼를 생산하는 곳으로, 시장의 흐름상 구형 아반떼는 생산을 중단하고 신형아반떼를 투입하기 위해 공장의 생산설비구조를 자동화, 인원감축 요인이 발생했다는 것.

 

특히 지난 27일 현대차노조의 3공장사업부위원회 간부가 비정규직 57명을 감축하기로 사측과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자동차 공장의 자동화에 따른 인원 감축은 그동안 전문가들에 의해 예견돼 왔지만 이번 비정규직 감축안은 농성 해제 후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일방적인 것이라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또한 이같은 비정규직 인원 감축안은 비단 울산3공장의 문제가 아니라 자동차 생산 풍종이 바뀔 때면 다른 공장에서도 진행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정규직노조 내에서도 "정규직의 특근과 잔업을 보장받기 위한 것"이라는 비난이 나오는 등 앞으로 비정규직 해고에 대한 공식발표가 있으면 큰 마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현대차노조 활동가들에 따르면 그동안 회사 측은 자동화설비 구축에 따른 근무인원 잉여 등을 이유로 정규직의 잔업과 특근을 통제해 와 시간 근무를 많이 해야 고정수입이 따르는 현대차 노동자들의 임금이 감소해 압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당장 정규직노조 내 활동가들 사이에서 "정규직이 스스로 잔업 특근을 줄이고 비정규직의 고용을 보장하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현대차 정규직 노동자가 특근철야를 위해 출근하다가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 도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과 맞물려 미묘한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일자리를 나누자'는 운동을 펼쳐오고 있는 현대차 정규직노조 내 '제2민주노조운동 실천단'은 "정규직의 잔업 특근을 줄여 비정규직과 일자리를 나누고 건강을 챙기자"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부영 제2민주노동운동 대표는 "아무리 돈이 중요하다지만 현대차 조합원 70% 이상이 근골격계 환자이고, 한 해 수십 명이 과로사로 죽어나간다"며 "고용노동부는 현대차를 중대사망재해 공장으로 선포하고 정밀진단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대차노조 조합원들이 잔업특근을 많이 해 임금을 많이 받아가는 천민자본주의 덫에 걸려 들어 비참한 소비노예화가 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현대차 공장 한쪽에서는 일자리가 없다고 비정규직이 대량 해고되거나 될 처지에 놓여 있는데, 한쪽에서는 정규직이 잔업특근으로 과로사로 죽어가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다"며 "우선 정규직 조합원들이 일하는 시간을 줄여 사람답게 사는 풍토를 만들고, 비정규직과 함께 살아가는 현대차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하 대표는 특히 "조합원들에게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호소한다"며 "인간다운 삶은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적게 벌어 적게 쓰는 것이 더불어 함께사는 인간다운 삶의 길이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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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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