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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M 시보레 엠블럼
GM 시보레 엠블럼 ⓒ 한만송
국내 자동차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대우차' 브랜드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시보레' 엠블럼을 부착한 차량이 한국을 누비게 될 전망이다.

'대우차' 브랜드는 옛 대우가 1978년 산업은행 지분을 인수한 뒤 1982년 회사명을 '대우자동차'로 교체하면서 한국 소비자들에게 친숙해졌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또한 2001년 대우자동차를 인수하고 2002년 GM대우(GM DAEWOO)를 출범시키면서 '대우'라는 브랜드를 유지해왔다. 이런 '대우' 브랜드가 사라지게 됐다.

GM대우는 올해 선보일 신차 8종 모두에 '시보레' 엠블럼을 붙이기로 최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보레는 GM이 생산하는 자동차 상표 가운데 하나로, 유럽시장에 수출되는 GM대우 차량의 90% 이상은 현재 '시보레' 엠블럼이 부착돼 판매되고 있다.

GM대우는 다음 달 국내시장에 출시되는 다목적 차량(MPV) '올란도'부터 시보레 엠블럼을 부착해 내놓을 계획이다. 또한 상반기에 스포츠형 쿠페인 '카마로', 소형차 젠트라 후속인 '아베오'와 '아베오' 해치백과 '라세티 프리미어' 해치백 모델에 시보레 엠블럼을 부착해 출시할 계획이다.

올란도는 지난해 9월 파리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였으며, GM대우 군산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했다. 일반 SUV(=스포츠 실용차)에 비해 차고가 낮아 타고 내리기 쉽고, 수화물 적재가 편해 패밀리카로 인기가 많을 것으로 GM대우 측은 내다보고 있다.

이밖에도 하반기에 SUV '윈스톰' 후속 모델 '캡티바', '토스카' 후속 모델 스포츠카 '콜벳' 등도 시보레 브랜드를 부착해 국내 소비자를 찾을 계획이다. 사실상 'GM대우' 브랜드를 버리고 GM의 글로벌 브랜드인 '시보레'를 도입해 국내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의사라, 노동조합과 협력업체, 인천지역사회 등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GM대우, '시보레'로 전면교체... 내수 공략

GM대우 관계자는 "선별적으로 시보레 브랜드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지, 모든 차종에 시보레 브랜드를 도입할지는 최종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시보레 브랜드 도입에 반대 의견을 밝혀온 노조 측과 조율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전면 도입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각종 언론보도를 보면, GM대우가 사실상 '시보레' 브랜드를 전면 도입하기로 한 것은 현대·기아차에 비해 브랜드 이미지가 낮게 평가받고 있는 'GM대우' 브랜드를 '시보레' 브랜드로 전환해 내수 판매를 진작시킬 기회로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GM대우는 올해 출시할 8개 차종 중 카마로와 코벳은 수입해 시보레 브랜드로 국내에 출시하고, 다목적 차량인 올란도부터 시보레 브랜드를 부착해 국내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경쟁력 있는 차량부터 시보레를 도입, 국내 소비시장 동향을 시험해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GM은 최근 GM대우의 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GM대우 장기발전을 위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하는 등 한국시장에 신뢰감을 심어준 만큼 브랜드를 통일해 내수판매량을 늘리겠다는 의사라고 밝히고 있다.

'시보레' 도입 반대하는 노조 "GM 회장과 직접 대화"

  GM대우는 3일 부평공장에서 마이크 아카몬 사장(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추영호 노조 위원장(가운데)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식을 개최했다. 아카몬 사장은 이날 품질혁신 등 5대 핵심과제를 제시했다.
GM대우는 3일 부평공장에서 마이크 아카몬 사장(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추영호 노조 위원장(가운데)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식을 개최했다. 아카몬 사장은 이날 품질혁신 등 5대 핵심과제를 제시했다. ⓒ 한만송

전국금속노조 GM대우차지부는 4일 성명을 통해 "노사협의 없는 일방적인 브랜드 교체는 있을 수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노조는 회사가 일방적으로 시보레 브랜드 도입을 추진하고 공식화한 것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낸 것.

노조는 "신차 출시를 앞두고 성공적인 출시를 기원하는 마음은 누구나 똑같다, 지난해 4월 마이크 아카몬 사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2011년으로 계획을 미루면서 노조와 충분한 협의를 할 것이라고 했지만, 노조 간부교육에서 한 차례 언급한 이래 한 차례도 노조와 어떠한 협의도 없었다"며 일방적인 브랜드 교체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단순히 마크를 바꾸는 문제를 넘어 브랜드 교체에 실패했을 경우 우리의 고용에도 심대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영진의 전횡과 이후 벌어질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노조는 "GM대우를 한국적 기업으로 토착화시키는 것이 우리의 고용 생존권과 연동된다"며 "회사 경영에서 한국인(한국 경영진)의 위상 회복을 통해 민족적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노조가 한국 경영진의 위상을 회복시키겠다고 하는 이유는, 현재 GM대우 경영진의 의사결정구조에서 한국측 임원의 발언권이 예전에 비해 축소돼, 시보레 브랜드 교체의 일방적 추진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농성 장기화 등이 초래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GM대우 측 관계자는 "노조 입장에 대해서 언급하기는 매우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다만 노조가 의견을 낸 것이고, 구체적인 것은 경영진과 노조가 대화를 통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GM#GM대우?#시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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