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에 공천개혁 바람이 불고 있다. 계파 보스에 의한 하향식 공천 방식을 폐지하고 국민이 참여하는 상향식 공천제도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
나경원 한나라당 공천제도개혁특위 위원장은 9일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총선에서 기존의 하향식 공천 제도를 그대로 답습할 경우에는 국민에게 인정받지 못하거나 당이 깨지는 등 치명적인 결과가 올 것"이라며 공천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공천개혁의 주요 내용으로 ▲ 국민지향 공천 ▲ 객관적인 평가지수 개발 통한 공정 공천 ▲ 공심위 폐지와 공천관리위원회 신설 ▲ 여야 동시경선 실시 등을 제안했다.
그는 '국민 지향 공천'에 대해 "밀실공천, 계파 나눠먹기 공천, 자의적인 학살 공천이라는 구태를 극복하고 국민이 참여하는 상향식 공천제도를 확립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국민 지향' 안으로는 취약 지역 및 전략지역을 제외한 지역에서 경선을 실시하고, 심사를 거친 후 경선을 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또한 의사왜곡 방지를 위해 선거인단 규모를 확대하고, 인터넷과 모바일 투표 등 새로운 방식의 도입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상향식 공천 확립... '계파 합의체' 공심위 폐지할 것"
객관적 평가 지수 개발에 대해 나 의원은 "국민에게 줄을 서는 정치인은 유리하고, 계파에 줄을 서는 정치인은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며 "부적격 정치인을 배제하기 위한 객관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현역 의원에 대해서는 지역활동과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신인·비례 후보에 대해서도 심사 기준 마련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어 나 의원은 "그동안 공심위는 나눠먹기 공천, 자의적 공천을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이는 공심위가 '계파의 대리인들의 합의체'로 운영됐기 때문"이라며 "하향식 공천기구인 공심위를 폐지하고 상향식 공천을 공정하게 관리하는 기구, '공천관리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공천관리위원회를 선거일 6개월 전에 구성하고, 선거일 3개월 전에 공천을 완료하며 여성·장애인 후보자에 대한 가산점 부여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 의원은 "앞으로 여야는 '누가 개혁을 잘하느냐', '어떠한 개혁이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받느냐' 하는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며 민주당 등 야당에 여야 동시경선 실시를 제안했다. 그는 "국민 참여 극대화를 통한 정치개혁, 상향식 공천제 정립을 위해 야당과도 적극적으로 협의할 것"이라며 "야당이 수락할 경우 선관위 관리 하에 같은 날 동시 경선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공천제도개혁특위는 조만간 당 최고위원회의에 이 같은 내용을 보고한 후 의견수렴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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