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이 전국을 강타했다.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구제역은 이미 1월 10일 현재 살처분 대상 가축수만 해도 3358개 농장 133만 9387마리라고 농림수산부는 밝히고 있다. 그 피해액만 1조 900억원이 된다고 하니 엄청난 재앙이 아닐 수 없다.
살처분으로 구제역을 방어하지 못했다
문제는 구제역에 대한 대책이 과연 합리적이고 과학적인가를 면밀하게 분석해 봐야 한다. 구제역을 대처하는 시각이 인간의 입장에서 너무 경제적으로만 보고 인간 중심의 대응을 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구제역은 바이러스에 의한 엄연한 자연적인 질병이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전파의 속도가 아주 빠르다. 전파 경로도 너무 다양해서 감염동물에 의한 직접 전파와 감염동물과 접촉한 사람, 차량, 사료, 기구나 물질 등에 의해 전파되고 심지어 공기를 통한 전파가 된다고 한다. 따라서 구제역이 발생한 초기 단계의 방역은 잔혹하고 대대적인 살처분을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대적인 살처분에도 불구하고 구제역을 방어하지 못하고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것은 이미 살처분의 방식으로는 구제역을 방어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구제역이 발생한 일정 반경에 있는 가축을 살처분 했어도 구역제 바이러스를 차단하지 못하였고 살처분 방식으로는 구제역을 통제하지 못했다.
살처분 방식은 잔혹하고 성과도 없다
병에 걸리지 않는 가축에 대해서도 무조건적으로 살처분 하는 자체는 너무 잔혹하고 전혀 자연적이지 못하다. 아무리 치명적이고 전염성이 강한 전염병이 인간에게 감염되어도 인간을 살처분 하는 법은 없다. 이런 논리를 가축에게도 적용을 해야 한다고 본다. 왜? 가축도 엄연히 생명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동물에 대한 살처분을 중지하고 구제역으로 인하여 죽은 동물만 잘 처리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적이고 경제적인 비용면에서도 유리할 것이다. 살처분 방식은 구제역 바이러스에 대한 동물 각 개체의 내성을 키우지 못하고 바이러스에 걸리기도 전에 죽이고 마는 투항적인 접근방법이다. 자연은 자연 스스로 문제를 극복하는 힘을 갖고 있다. 구제역 바이러스에 강한 내성을 지닌 개체가 생겨날 수 있도록 기회도 안주고 왜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 매몰처리하고 마는가? 바이러스는 자연의 산물이며 자연적인 것이다. 자연이 하는 일은 자연이 해결을 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다. 구제역 바이러스에 걸리면 소, 돼지, 사슴, 양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은 100% 다 사망하는지 과학적으로 검증되었는가? 바이러스에 걸리면 대부분은 사망할 것이다. 그러나 죽지 않고 살아남는 몇몇 마리가 있다면 구제역 바이러스를 극복할 수 있는 단초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구제역 바이러스를 극복한 개체를 통해서 구제역에 견디는 우수한 형질의 가축을 생산하면 장기적으로 구제역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비결이 될 것이다. 구제역이 발생하면 무조건적으로 살처분하는 것이 과연 과학적이고 합당한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살아 있는 멀쩡한 가축에 대한 대대적인 살처분은 동물에 대한 윤리적인 문제와 살처분으로 인한 경제적인 비용문제와 살처분 결과로 인한 지하수 오염의 등의 2차적인 피해도 생각해야 한다. 또한 살처분에 참여한 사람들의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외상 후 장애 등의 문제도 피할 수 없다.
전염병에 취약한 현재의 축산 방식
구제역 발생을 통해서 현재의 축산방식이 과연 옳은 것 인가도 심각하게 고려를 해야한다. 현재의 축산은 농장이 아니라 가축을 이용한 공장이나 마찬가지이다. 가축이 무엇인가? 인간과 친근하게 지내면서 인간에게 유익을 주는 동물이 아닌가? 그러나 현재의 축산에서 가축은 경제적인 이득을 획득하기 위한 물질적 도구에 불과하다. 과거에 가축은 인간과 한 식구와 같은 친근한 존재였다. 인간에게 노동력을 제공해 주고 친근하게 지내면서 정서적인 교류로 인간의 심리를 편안하게 해주고 고기와 우유와 가죽 등 이로움을 주는 것이 가축이었다. 축산 농장에 가보라. 가축들은 좁은 울타리에 갇혀 있다. 사료와 온갖 약품으로 사육되고 있다. 가축에게 가축다운 삶은 전혀 없다. 인간을 위해 잔혹하게 사육되고 있을 뿐이다. 구제역이 왜 이리 급속도로 번지는 가장 무서운 축산 전염병이 되었는가? 밀집한 좁은 공간에서 수많은 가축을 경제적인 이득을 위해 사육하기 때문에 전염성이 빠른 것이다. 밀집된 사육의 형태가 아니라 자연에서 방목되는 자연스런 방식으로 축산이 전환되어야 건강한 가축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동물친화적이고 자연스런 방식의 축산으로 전환
구제역 발생은 결국은 인간의 탐욕과 자연을 무시한 결과로 봐야 한다. 넓은 초원에 자연스럽게 방목되는 축산 방식으로의 전환에 대해 정부적인 차원의 대책과 지원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에는 그림처럼 넓게 퍼져있는 골프장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 골프장은 원래 동물들이 풀을 뜯는 축산의 가장 좋은 공간들이었다. 골프장 같은 축산의 좋은 공간은 인간들이 차지하고 가축은 좁은 공간으로 몰아 넣고 사육을 하는 산업적인 방식으로는 구제역 등 가축 질병을 막을 방법이 없다. 동물 친화적이고 자연적인 방식으로 축산이 진행될 때에 질병에도 강한 건강한 가축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구제역이 한 두번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면 자연 친화적이고 동물 복지적인 측면에서 근본적인 축산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많은 연구와 투자와 국가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축산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미래 산업이다. 구제역이나 AI같은 바이러스에 의해 축산업이 붕괴된다면 그 피해는 축산업에 관련된 사람들만 입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국민 전체의 피해임을 인식해야 한다. 축산에 대한 동물 복지적인 인식이 필요하고 건강한 식량자원 산업의 한 축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국가 차원의 과학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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