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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바로 떠나기 하루전 만난 김진덕 대표(왼쪽),김충기 사무국장
쿠바로 떠나기 하루전 만난 김진덕 대표(왼쪽),김충기 사무국장 ⓒ 오창균

지난 1월 5일 한 시민단체가 창립 4년만에 첫 총회를 개최했다. 지난 2007년 5월 인천지역에 상자텃밭 20개를 보급하는것을 시작으로 설립된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이들의 첫 정기총회였던 이 자리에선 김진덕 대표와 김충기 사무국장이 만장일치(임기 2년)로 선출되었다. 이 두사람에게 회원들이 무한 신뢰를 보내는 이유가 궁금했다.

김진덕 대표는 오랫동안 청소년 고민상담을 하는 단체에서 일하며 지역공동체의 필요성을 느끼고,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에 지역주민들과 함께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을 돌보는 공부방을 만들어 운영을 하였다. 김충기 사무국장이 대학 졸업을 앞두고, 십정동으로 이사해 공부방에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두 사람은 만나게 된다.

지역의제에 관한 사회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도시 농업 지역운동'의 필요성을 느낀 두 사람은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를 설립해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배움과 경험을 위해 일본으로 도시농업 참관 연수를 다녀오는 등 꾸준히 도시농업의 확산을 위한 준비를 해 나갔다.

초기에는 여러 단체들이 모여 운영위원회 체계로 운영했다. 하지만, 점차 사업이 확장되고 도시농업 의제가 관심을 받으면서 단체에 회원들이 꾸준히 늘었다. 2010년부터는 회원중심 단체로 바뀌면서 2011년 첫 정기총회를 하게 된 것이다.

처음엔 국내에 생소한 '도시농업'이란 기치를 내걸고 시작했지만, 두 사람의 노력 덕분에 지금은 유명한 단체가 돼 버렸다. 특히 중국 '멜라닌' 파동이나 '채솟값 폭등' 때는 언론의 취재와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었다.

지난 2009년 2월부터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농부학교 1기(70명)를 모집하기도 했다. 당시 모집 인원보다 더 많은 이들이 수강신청을 했었지만, 장소사정으로 접수를 받지 못하기도 했다. 오는 2월에 4기 농부학교를 개강하는데 벌써부터 수강신청을 접수한 사람들 때문에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2009년 11월에는 '생태텃밭강사'를 배출하기 위한 전문교육 과정을 만들어서 유,초,중학교와 텃밭교실 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후 텃밭강사를 파견하여 도시의 아이들과 함께 텃밭농사도 짓고, 농업의 다원적가치에 대한 교육 등을 실시하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현재 40여명으로 구성된 생태텃밭 강사들은 올해도 여러 기관으로 파견되어 농업의 가치와 먹을거리의 소중함을 가르친다. 이는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를 하게 됐는데, 앞으로는 노인일자리와 함께 사회적기업으로의 전환도 모색중이다.

 생태텃밭 강사단은 매주 모여서 주제에 관한 토론과 학습을 한다.
생태텃밭 강사단은 매주 모여서 주제에 관한 토론과 학습을 한다. ⓒ 오창균

작년에 유례없는 채솟값 폭등 이후, 도시농업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져, 이들의 올해 사업계획과 목표는 작년보다 두배나 높다. 인천지역을 중심으로 지자체와 협력해 도시농원(공원안에 논, 밭이 함께 공존)을 만드는 일도 순조롭게 진행중이다.

인천에서 도시농업의 성공모델을 만들어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야무진 계획도 갖고 있는 두 사람은 지난 11일 도시농업의 성공을 넘어 '성지'로 주목 받고 있는 쿠바로 3주간의 연수를 떠났다.

열정적으로 일하는 두 사람에게 사람들이 항상 궁금해 하는 것이 있다. 가정을 꾸린 가장으로서 생활비 보탬은 어떻게 하느냐는 것. 그럴 때마다 두사람은 웃음으로 넘긴다. 김진덕 대표는 작년까지 청소년 상담일을, 김충기 사무국장은 신문배달을 하는 '투잡', 그리고 외부 강사료가 수입의 전부였지만 그마저도 반은 운영비로 내놓았기 때문. 또 두 사람은 작년에 새로 옮긴 사무실의 보증금 마저 사비를 털어 단체의 공공재산으로 등록했다.

쿠바로 떠나기 전날, 사무실에서 만난 두사람은 진행중인 사업계획을 마무리 하거나 간사에게 업무인계를 하느라 매우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더 이상 시간을 뺏는 것이 미안해서 마지막으로 도시농업이 나갈 방향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바빠서 길게 말하지 못하는 것을 양해해 달라며 4자성어(?)로 답한다. '식량주권'


#도시농업#식량주권#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쿠바#텃밭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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