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부인 소유의 강남 오피스텔에 대한 부가가치세 탈세를 인정했다. 2000년부터 8년 동안 서울 강남 역삼동의 오피스텔을 임대(보증금 1000만 원, 월세 70만 원)하면서 실제 면적(73㎡)을 부가가치세 신고 기준 66㎡ 바로 아래인 65㎡로 축소신고해, 600여만 원의 부가가치세를 의도적으로 내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최 후보자는 권성동 한나라당 의원의 관련질의에 "결과적으로 납세의무를 소홀히 해 저와 제 처가 마음속 깊이 크게 반성하고 있다"면서 "저와 제 주변관리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세를 회피할 목적은 아니었다"면서 "아내가 사업등록을 한 1994년 1월에는 별도의 면적기준이 없었고 연소득 2400만 원 이하의 사업자에 대해서는 납세가 면제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1996년 50㎡의 면적기준이 도입된 후, 1년이 지난 1997년에 65㎡로 신고한 기록이 있는데, 고의적으로 축소신고하려고 했다면 이 때 했을 것"이라면서 "2000년 과세특례제도가 폐지, 면적기준이 66㎡로 바뀌었는데, 최초 신고 당시 65㎡로 신고했기 때문에 면세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세무당국도 이를 잘 이해하지 못해 세무서 본청까지 갔었다"고도 했다.
최 후보자가 사과했지만, 투기의혹과 탈세문제에 대한 지적은 계속됐다.
이상권 한나라당 의원은 "1988년까지 재무부 사무관인 후보자와 교사인 부인의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다 모아야 5000만 원인데, 문제가 된 대전 유성구 복룡동 밭과 충북 청원군 임야의 부인 지분은 시가로 추정해 보면 1억2000만 원이 넘는다"면서 "솔직하게 장모가 투기하셨는데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인정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후보자가 자꾸 다른 얘기를 하는 게 솔직하지 못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 후보자는 이에 대해 "제가 살기 위해 장모님을 투기꾼으로 몰 수는 없다"면서 "결혼 축의금도 있었고, 아이가 2살이라 크게 돈 쓸데가 없었기 때문에 부지런히 모아서 산 것이고, 지금도 소유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처가까지 청담동 아파트 4채 소유... 후보자 통장 41개-펀드7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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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용석 무소속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서 열린 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최 후보자 가족들이 소유한 부동산 현황을 들어보이며 투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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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균 민주당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서 열린 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최 후보자의 탈세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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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강용석 의원은 "후보자와 후보자 (처가) 가족들이 청담동 삼익아파트에 재건축이 예정돼 있는 4채의 아파트를 갖고 있는데, 주변 부동산에 따르면 현재 전체가격이 70억 원 정도이고, 재건축했을 때 140억 원이 예상돼 시세차액만 70억"이라면서 "이 아파트를 좋아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다.
최 후보자는 "30년 전쯤 분양될 때 입주했기 때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강 의원은 또 "최 후보자의 통장이 41개이고, 해외펀드 등에 7억 원어치 금융자산을 넣어 운영하고 있는데 소득수준 상위 20% 가계보다도 무려 7.2배가 많다"며 "부동산과 예금 재테크의 귀재"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어 최 후보자의 재산세 체납사실을 거론하면서 "3회 체납한 뒤 왜 2006년 9월분은 납부한 것이냐"고 물었다. 해외 체류 중에 고지서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해명에 대해 그렇다면 어떻게 2006년 9월분은 낸 것이냐는 지적이었으나, 최 후보자는 "그건 잘 모르겠다"며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했다.
강 의원은 계속해서 "해외 이사를 3번했고, 86년 이후 외교관 여권을 쓰면서 112번을 출국했는데 세관신고가 한 번도 없었다"고 지적한 뒤 "재산세와 부가세를 내지 않은 상황에 대해 제 주변에서는 탈세 전문가라고 한다"고 비꼬기도 했다.
최 후보자는 해외 이사와 관련해 "쓰다가 갖고 온 물건은 세관신고하지 않도록 돼 있다"고 답했다.
최 후보자는 부가세 탈세는 시인하면서 "이 문제는 모의 청문회 등 청와대 검증과정에서 체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투기 의혹 등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이번 청문회는 야당 공세가 강할 것으로 예상하고 미리 스크린한 내용이며, 제가 다 답변해서 의혹 수준 밖에 안 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