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정상회담'이라고 불린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끝났다. 백악관이 "안보 및 정치현안 가운데는 북한 문제가 최고 의제(top topic)"라고 예고했던 것처럼 20일 발표된 공동성명은 한반도 이슈를 중요하게 다뤘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안보실장과 외교통상부장관 출신인 송민순 민주당 의원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한국, 미중 조화 시켜라'라는 제목이 글에서 이번 미중 정상의 공동성명을 "과거 미소 정상회담 공동성명보다 훨씬 더 포괄적"이라면서 "가히 'G-2 콘센서스'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필자가 냉전시대 미소 정상간 한반도문제 논의 결과를 설명받기 위해 미국 국무부에 드나들던 시절이 떠오른다"며 "우리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강대국의 회담 결과에 촉각을 세워야 했던 과거로 회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한반도문제에 대한 우리의 발언권이 약화된 상황에 대한 지적이다.
그는 공동성명의 한반도 관련 대목에 대해 "주요 지역문제의 첫 번째로 가장 비중 있게 다루어졌고, 6자회담과 9·19 공동성명을 5차례나 언급하면서 2005년의 합의이행을 통한 북한 핵문제 해결과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중, 6자회담 재개위한 정지작업 들어갈 것"이번 공동성명의 한반도 관련 핵심대목은 "남북관계의 개선이 중요하며 진정성 있고 건설적인 남북 대화가 필수적인 조치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6자회담 프로세스의 조속한 재개로 이어질 수 있는 필요한 조치들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 "북한이 주장하는 우라늄농축프로그램에 우려한다"는 부분이다.
송 의원은 이와 관련해 "미국은 우리 정부의 '선남북대화'라는 정치적 필요성을 어느 정도 맞춰주면서 적절한 시간을 두고 6자회담의 틀과 조화시켜 미북 접촉을 진행코자 할 것"이라면서 "공동성명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고,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중지 필요에 합의한 점을 밝힌 것은 이러한 제스처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계속해서 "미중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정지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한 뒤 "문제는 우리 정부가 원칙적이면서도 탄력성이 있는 입장으로 길을 열어갈지, 아니면 끝까지 6자회담 재개와 진전에 제동 역할을 하고자 할 것인가"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미중이 언제까지나 '선남북대화' 조건을 전체 그림을 좌우하는 관건으로 간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천안함과 연평도에 대해 인정하고 유감을 표명하기 전에는 공식적인 남북대화를 재개하지 않겠다"(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는 식의 한국 태도를 계속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 창의적이고 공세적인 외교 즉,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 추가도발 방지 약속, 비핵화 진정성 입증 같은 구체적 행동들을 회담개최의 전제조건이 아니라 회담의제로 제시하고 ▲ 핵문제를 미국, 중국, 북한이 좌지우지하게 하지 말고 우리가 이니셔티브를 장악해야 하며 ▲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중국과도 진정한 '전략적 협력'이 가능한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6.25 참전은 정의로운 전쟁'은 미래 향한 천명" 특히 중국과의 '전력적 협력과 동반'문제에 대해 "핵심을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며 중국이 국가전략상 높은 비중을 두고 있는 9·19 공동성명의 실천에 한국이 앞장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처럼 중국에게 대북제재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책임만 부과하려해서는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계속해서 "중국은 자신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세력이 동북지역과 한반도에 이웃하는 것을 결코 수용할 수 없는 것"이라며 중국의 6·25 참전은 '정의로운 전쟁'이었다는 지난 해 10월 시진핑 중국 부주석의 발언에 대해 "유감스럽게도 이 발언은 과거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미래를 향한 천명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금번 미중 정상회담은 동북아를 포함한 세계질서를 이끌어갈 긴 여정의 중요한 기착지라고 볼 수 있으며, 우리는 이 여정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정확히 읽고 대비해야 한다"면서 "그 길은 대한민국이 한반도와 동북아 문제에서 미중을 조화시키는 데 있다"고 글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