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보겠다며 만든 대구근대역사관이 24일 전격 개관을 했다.
경상감영공원에 근접하게 위치한 대구근대역사관은 대구 속에 현존하고 있는 근대식 건물이자 1932년 일제가 조선식산은행으로 건립한 건물로 일제시대 금융지배와 식민지 수탈의 상징으로 기억되는 곳이다.
또 최근까지 한국산업은행 대구지점으로 사용된 것을 근대건축물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교육적 활용가치를 위해 대구시가 총사업비 93억 4천만원을 투입하여 연면적 1,971㎡의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로 상설전시실․기획전시실․체험학습실․문화강좌실․도서실 등을 갖춘 근대역사관으로 탈바꿈을 하게 된 것.
이 건물은 대구 도심지 시내와 공원이 인접한 공간이어서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이점이 있어서 그런지 첫날부터 시민들이 늦은 시간까지 이용객 방문이 잇따랐다.
반면, 대구의 역사와 근대역사를 엿볼 수 있다는 기대와는 달리 입구에는 '박정희와 대구'로 시작하는 글귀가 눈길을 끈다. 아마도 박정희에 대한 향수를 지닌 대구의 정서때문일까?
"그 후 그는 잠시 일본군 장교가 되었으나 광복 후에 국군장교로 복무하였다. 6. 25전쟁당시 동인동의 육군본부에 근무하던 중 계산동 성당에서 육영수 여사와 결혼을 하였고, 삼덕동에 신혼집을 차렸다. 이처럼 대구는 박정희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불명예스러운 몇몇의 대통령들이 영남을 대표한다며 거쳐 갔지만 아직도 그가 대구를 대표하는 인물로 칭송받는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다음으로 부각되는 것이 대구의 상권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삼성상회(초대 이병철 회장)의 이야기가 한편을 장식하고 있다. 대구를 대표하는 민주 학생운동의 자료가 턱없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 2.28의 자료들도 학생들의 사진 몇장과 졸업장 등을 제외하곤 그림과 글로서 정리한 판넬 하나가 고작이다.
그 외에 전시물이나 상징물들도 대다수가 판넬형식의 글과 장식들로 채워졌다는 것이 보는 이로 하여금 아쉬움을 남게 했다.
이곳을 둘러봤던 구가영(회사원)씨는 "전시는 깔끔하게 해놓은 것 같은데 근대사 박물관치고는 다른 곳과는 달리 특색이 없고 다소 부족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문객인 김상미씨도 "이곳이 일제시대의 건물을 이용해 활용한다는 점과 근. 현대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좋은 것 같지만 관람코스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산만한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하면서 "2층 사진전시관도 이후 어떻게 이용될 것인가에 대한 안내도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시관에는 국채보상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쉽고 편하게 영상물로 설치하여 이해를 돕게 한 것이나 쉽게 볼 수 없는 인력거와 부영버스 모형공간 운영, 조선식산은행 모습을 일부 재현해 놓은 것을 제외하곤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기에는 다소 부족한 면이 많다. 대구의 역사와 정신을 돌아볼 수 교육적 가치와 대구 정신의 부재가 아쉬움으로 남는다.
2층 전시관에는 정성길 사진연구가가 모아놓은 100여점의 근대역사(대구전경 포함) 사진들과 유리원판의 자료들을 소개하는 이색적인 대구근대사진전이 도리어 더 풍성하게 여겨졌다.
정성길 사진연구가는 "제가 어렵게 구한 유리원판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대구의 근대역사를 이번 전시회를 통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이번 전시회를 열게 된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대구근대사진전은 오는 3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며 대구시청의 옛모습(1920년대), 서문시장의 전경(1920년대), 영남제일관 전경(1900년대), 남성로 입구(1920년대), 옛 포정동 일대 전경(1920년대)의 사진들이 고스란히 소개되고 있다.
대구근대전시관은 운영시간은 11월-3월(09시-18시), 4월-10월(09시-19시까지 운영되며, 매주 월요일과 매년 1월 1일, 설날 및 추석 당일에는 휴관한다. 대관 이용료는 무료이며, 주차장이 없는 관계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전시관 이용안내는 053-606-6431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