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 작업) 중인 대우자동차판매주식회사(이하 대우자판) 노사가 정리해고를 놓고 극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회사 측이 정리해고 예고 통지서를 이달 안으로 발송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전국금속노조 대우자판지회(지회장 김진필·이하 노조)가 정리해고 철회와 경영진 퇴진, 회사 분할 매각 철회 등을 요구하며 3일째 부평 본사 점거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노조원 등은 25일 부평 본사에서 '정리해고 반대, 부실부패 경영진 퇴진, 회사분할 워크아웃 반대'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에 앞서 24일, 김진필 지회장을 비롯한 조합원 100여 명은 본사를 기습 점거해 농성에 돌입했다. 사측과 대화를 하고 있지만 아직 의견을 조율하지 못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은 정리해고 예정일인 31일에 앞서 26일까지 정리해고 예고 통보를 하겠다는 의사라 충돌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원들은 본관 4층 임원실과 복도 등에서 농성하고 있으며, 사측은 24일 용역 50여 명을 투입해 점거농성장을 통제하고 있다. 사측이 이미 회사 시설물에 대한 보호를 경찰에 요청해 놓아, 공권력 투입도 가능한 상황이다.
25일 결의대회에서 김진필 지회장은 "무능한 경영진의 노조 탄압으로 10년 동안 투쟁을 진행해왔다. 당시 노조의 말을 듣지 않은 경영진은 차 팔 생각은 하지 않고 건설에 집중했다. 비자금을 만들어 최대 주주가 없는 대우자판을 인수하기 위한 수작이었고, 그 피해는 결국 소액주주들과 열심히 일한 직원들이 받게 됐다"고 주장한 뒤 "10년 투쟁하면서 참으로 억울했다. 대우자판을 사수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투쟁은 끝까지 가겠다"고 밝혔다.
박기동 노조 사무장은 "최대한 물리적 충돌 없이 (점거농성을) 진행하기 위해 사측과 지속적으로 협상을 시도하고 있으나, 몇 차례 진행된 대화에서 사측이 정리해고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진전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용규 민주노동당 인천시당위원장은 연대사를 통해 "과거 대우그룹 계열사였던 GM대우와 대우자판에서 현재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과 정리해고 칼바람을 맞고 있는 노동자들이 이 한파에 투쟁하고 있다"고 한 뒤 "대우자판은 정리해고 회피 등 경영 정상화 노력도 하지 않고 무조건 정리해고를 강행하려 한다. 인천시민들의 성원으로 성장한 대우자판은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더 이상 무능한 경영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한편, 대우자판은 지난달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인천북부지청에 전 직원 572명 중 388명을 정리해고할 계획이라고 신고했으며, 이달 17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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