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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1년 중국공산당이 창당되고 기업내에 소조가 결성되고 노동강령이 하달되며 중국에서도 본격적인 노동운동이 시작된다. 중국 노동운동의 첫 번째 고조기는 1922년 초반인데 홍콩의 해운업계를 시작으로 상하이 방직노동자 등의 파업으로 이어지다가 1923년 2월 7일, 징한(京漢)철로 노동조합 결성대회를 둘러싸고 벌어진 '2.7 참안(慘案)'으로 쇠퇴기에 접어들게 된다.

당시 베이징 직예파(直隸派) 군벌 우페이푸(吳佩孚)는 공산당원이 주도하는 노동세력의 결집을 경계하여 무력진압에 나선 것인데 이는 다른 지역 군벌들에게도 영향을 주어 노동운동에 대한 강력한 탄압으로 이어졌다.

정저우(鄭州)에서 열린 징한철로 노동조합인 '징한철로총공회(京漢鐵路總工會)' 결성대회와 총파업은 결국 9일 만에 막을 내렸고 노동자 50여 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했으며 체포, 수배된 사람은 천여 명에 달했다.

공산당원으로서 분회위원장이었던 린샹첸(林祥謙)은 군벌들의 살해 위협에도 불구하고 "내 목은 잘라도 파업은 멈출 수 없다(我的頭可斷, 工是不能上的)"고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흔히 중국 3억 농민공의 노동 여건이 좋아지려면 전태일 같은 노동운동가가 수 백 명은 나와야 할 것이라고들 했다. 그런데 최근 사상 초유의 대규모 연쇄파업이 일어나면서 중국노동계에도 새로운 변화의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2010년 5월 터진 대만계 전자부품 업체인 폭스콘 파업에서 12명의 노동자가 자살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광둥(廣東)성 포샨(佛山)의 혼다 자동차부품업체 파업에서는 중국노동자들의 임금인상과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공세적인 파업이 펼쳐지기도 하였다. 그 결과 중국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은 전국 평균 24%나 인상되었으며 노동자에 대한 사회보험 가입과 임금 단체협상 실시를 의무화하는 노동법규들도 새롭게 신설될 전망이다.

중국에는 '공회(工會)'라는 노동자조합이 있지만 대부분이 국가나 사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어용노조인 경우가 많아 노동자들의 불신이 크다. 중국정부가 공회를 이용하여 노사관계를 주도적으로 관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노동자들이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등을 이용하여 어떤 사안에 따라 자발적으로 노동운동이나 파업에 참여하는 비제도적 노동운동이 속출하는 것이 바로 그 예이다.

조화로운 '허시에(和諧)'사회를 주창하고 있는 중국정부로서도 노동환경의 변화를 인정하고 어느 정도의 노동운동은 눈 감아 주면서 빈부격차 해소와 노동자들의 소득증대로 인한 내수시장의 확대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중국 노동운동이 다시 한 번 고조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하며 무작정 저가의 노동력만 믿고 중국시장에 진출하던 시대 또한 막을 내렸음을 의미한다. 중국정부가 직접 나서서 노동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법규를 만들고 있고 중국노동자 스스로도 지금까지 고속성장의 그늘에 가려 있던 자신들의 권익을 챙기기 위해 주도적으로, 공세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