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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혜 총장   한국철도대학 총장과 인터뷰 장면, 우측 최연헤 (여)총장
최연혜 총장 한국철도대학 총장과 인터뷰 장면, 우측 최연헤 (여)총장 ⓒ 정정환

경기도 의왕시 소재 한국철도대학 총장실을 찾아 최연혜(55여) 총장을 만나봤다.

- 철도와 인연을 맺게 된 동기와 그동안 총장님께서 여성리더가 되기까지 걸어온 발자취에 대하여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철도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였지만, 제겐 큰 행운이었습니다. 문학소녀로 대학에서 독문학을 전공할 때도, 이렇게 철도분야에서 일하게 될지 몰랐지요. 1980년대에 독일에 유학 가서 경영학을 전공하면서, 선진국들에서 교통·물류 문제가 환경보존과 지속가능발전, 그리고 국민의 삶의 질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았고요. 특히 독일의 통일과정을 지켜보면서 국토의 물리적 통합이 정치·경제·사회·문화 통합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기에 철도분야에서 일할 기회를 찾았답니다."

하지만 그의 걸어온 발자취를 보면 끈질긴 노력과 인내, 그리고 재능이 뒷받침했기 때문이지 우연이나 운만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 결혼 후 남편과 함께 떠난 독일 유학 중 숨겨진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게 됐다는데?
"남편이 공부했던 '만하임 경영대학'에 문학 전공이 없어 전공을 남편과 같은 경영학(공기업 마케팅)으로 바꿨는데, 공부할수록 적성에 맞았다."

최 총장은 학·석사 통합과정을 8학기 만에 마쳤고 전 과정을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남편과 함께 독일로 유학을 가서 경영학과 학·석사 과정을 마치고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

귀국 후 산업연구원(KIET)에 근무하면서 우연히 매스컴에 '철도대학 교수 공모'를 보게 된다. 최 총장은 "전공을 경영학으로 바꾼 것이나 철도대학 교수로 지원한 것 모두 운명처럼 느껴진다"면서 "철도대학에 부임하던 당시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는 철도가 사양 산업이라는 인식도 있었고, 기술직 남성 위주여서 여성은 일하기 힘들다"며 만류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 우리나라 여성총장으로서 학교자랑과 업적, 추억으로 남는 것이라면?
"한국철도대학은 1905년 경부선이 완공되던 해에 철도이원양성소로 출발하여 105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철도대학 중 하나다. 졸업생들은 우리나라 철도와 산업화를 이끄는 견인차로서 국가발전에 기여하여왔다. 저는 이러한 유서 깊은 명문대학의 총장으로 재임한 것을 개인적으로도 큰 영광으로 생각하며 대학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 우리 대학의 명성은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어, 2009년부터 우리 재학생들이 독일, 미국, 일본, 네덜란드 등의 세계적인 철도관련기업에서 해외 인턴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학생들은 외국회사 측에서 교육비, 숙식비용과 월 용돈을 받기도 한다. 오히려 해외에서 국내 철도 인재들이 더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그는 철도대학 총장으로서 재임 시 철도대학의 글로벌화를 적극 추진하였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2009년 10월 세계철도대학교협의회를 구성하여, 회장으로 추대되었다. 부회장은 러시아 극동철도대학교(하바로프스크 소재) 딘킨 총장이 맡았고, 금년 5월 중국 난징에서 개최되는 제4차 철도대학교 국제포럼에서 북경교통대학교 총장을 부회장으로 영입할 계획이다. 러시아, 중국, 몽골, 카자흐스탄, 베트남 등 8개국의 15개 철도대학교를 회원으로 출범한 세계철도대학교 협의회는 그동안 최 총장의 노력으로 독일 드레스덴공대, 베를린공대, 대만, 미국 일리노이 공대 등이 새로운 회원으로 참여하여 결속력이 더욱 강화되었다. 앞으로 학생교류와 공동 연구, 철도기술의 호환성 및 표준화 작업 등 구체적 협력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최 총장은 철도전문가로서 세계 각국의 철도를 여행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 특히 10,000Km 가까운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두 차례나 완주하고, 그 경험을 책으로 엮어내기도 했다. 지난 2009년 여름에는 안중근 장군 의거 100주년을 기념하여 하얼빈학회, 동북아역사재단과 공동으로 철도전문가, 역사학자, 학생 등 200여 명의 탐방단을 꾸려 안중근 장군의 항일운동 궤적인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부터 하얼빈 의건 현장과 여순·대련에 이르는 6,000여 Km 를 철도로 여행한 것도 그의 인생에 빼놓을 수 없는 추억거리이다.

- 미래를 향한 더 큰 포부나 계획, 추천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
"철도전문가로서 우리나라 철도발전에 기여하고 싶다. 철도는 교통수단의 의미를 넘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우리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환경파괴가 지구적 이슈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에너지효율성, 환경친화성이 탁월한 철도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상징이다. 철도가 가지는 산업으로서의 중요성에도 주목해야 한다. 세계 철도시장의 규모는 연 100조원에서 200조원으로 추산될 만큼 엄청난 규모다. 현재 세계철도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1%도 채 안 되는 수준이므로, 세계시장에서 할일이 너무나 많다. IT, 자동차, 조선 산업에 이어 철도를 우리나라 신 성장 동력으로 발전시켜 국가발전에 기여하고 국익 창출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

- 여성리더로서 우리나라 많은 여성들을 위해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이제 여성이기 때문에 할 수 없는 일은 거의 없다. 우리 여성들이 정말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에 용감하게 도전하기 바란다. 그리고 요즘 젊은 여성들은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어려움에 부딪힐 때 한 쪽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기만성(大器晩成)'의 목표를 가지고 일도 가정도 모두 성공시키기 바란다. 저도 딸이 둘 있는데, 아이들 키울 때 힘든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딸들이 나의 가장 큰 지원군이자 지지자이고, 가장 큰 행복의 근원이다. 조금 늦게 가면 어떠랴 하는 여유를 가지고 꿈을 설계해 나간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연두교서에서 "앞으로 25년 안에 미국국민의 80%가 고속열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했다. 유럽 여러 나라와 러시아는 도로와 철도에 중국은 더 빠른 열차와 새로운 공항건설에 투자한 것만 보아도 최 총장이 선택한 철로 길은 미래가 밝게 보인다.

덧붙이는 글 | SBS와 위민넷에도 송고 됐습니다.



#철도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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