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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국회도서관에서 야 4당과 금속노조 주최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쟁점과 대안'에 대한 긴급토론회가 열렸다.
10일 국회도서관에서 야 4당과 금속노조 주최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쟁점과 대안'에 대한 긴급토론회가 열렸다. ⓒ 김재우

 
한진중공업의 대규모 정리해고를 나흘 앞둔 10일 오전 10, 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 등 야 4당과 전국금속노동조합은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쟁점과 대안'을 주제로 긴급토론회를 열었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지난 112일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해고계획서를 제출했고 다음 날인 13일 정리해고 명단을 개별 통보했다. 사측이 오는 13일까지 정리해고를 철회하지 않으면 통보를 받은 한진중공업 노동자 290명은 14일 정리해고된다.

 

이에 한진중공업지회 노동자 85명은 지난 8일 서울로 상경해 용산구 갈월동 본사 앞에서 45일간의 노숙투쟁에 돌입했다. 이들은 조를 나눠 국회 앞과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 이재오 특임장관 지역구 사무실, 한남동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자택 앞을 찾아 농성을 이어가는 등 강력투쟁에 나선 상황이다.

 

긴급하게 기획된 이번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한진중공업이 밀어붙이는 정리해고의 문제에 대해서 "문제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정리해고에는 긴박한 경영사의 요건이 없다"

 

사측은 '경영실적 악화', '업무량의 고갈' 등 긴박한 경영상 이유를 들어 노조 측에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사측은 노조 측에 통보한 '회사생존을 위한 인력조정 계획'에서 "수주잔고가 상선 7척에 불과하고 수주가 이뤄지더라도 선행공정으로 상당기간의 업무 공백이 불가피하다, 2010년 분기별 손익현황에 4분기 실적까지 포함할 경우 금년부터는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된다"고 밝힌 상태다. 

 

발제자로 참석한 송덕용 회계사는 사측이 주장하는 '경영실적 악화'의 원인을 취약한 당기순이익과 영업현금흐름 등 경영실패 비용에서 찾았다. 그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의 이자비용은 지난 2009년에 비해 2010150억 정도 증가했다. 이와 관련, 송 회계사는 "자회사에 대한 투자, 수빅조선소 자회사의 공사 대금 미회수로 발생한 문제를 만회하기위해 차입금을 이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송 회계사는 "이번 정리해고의 본질은 회사 측이 경영실패 비용을 노동자에게 넘기고 있는 것"이라며 "한진중공업은 건실한 영업이익을 거둔 편인데 이에 비해 대조적인 영업현금흐름이나 당기순이익은 전형적인 경영실패 비용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번 정리해고에 긴박한 경영상의 요건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진중공업 사측이 영도조선소 수주물량 부족을 이유로 정리해고를 감행하는 것은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행 노조법은 정리해고의 법적요건으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을 요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법적인 판단이 갈린다는 것이다.

 

송영섭 변호사(금속노조 법률원장)는 "필리핀 수빅조선소는 한진중공업의 해외 현지법인으로 사실상 모자관계에 있지만 여러 측면에서 두 법인의 경영상황은 하나의 기업으로 볼 수 있을 정도"라며 "이러한 경우 두 법인의 사업 전체를 기준으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럴 경우 필리핀 수빅조선소는 지난 3년간 총 18척의 선박을 인도했고 2012년까지 35척의 선박이 인도될 예정이므로 사측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로 주장한 '업무량의 고갈'은 사실과 다른 주장이 된다. 


"대규모 감축은 곧 지역경제에 타격으로 이어져

 

 10일 국회도서관에서 야 4당과 금속노조 주최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쟁점과 대안'에 대한 긴급토론회가 열렸다.
10일 국회도서관에서 야 4당과 금속노조 주최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쟁점과 대안'에 대한 긴급토론회가 열렸다. ⓒ 김재우

 

허민영 부경대 교수는 "한진중공업의 수빅조선소 건설이 대규모 감원사태를 야기한 주된 요인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규모면에서 수빅조선소가 국내의 영도조선소를 거의 완전히 대체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STX조선이 한진중공업과 비슷한 투자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STX 조선은 2008년 중국 대련에 대규모 조선소를 준공한 바 있다. 허 교수는 "STX대련에서 선박 생산이 본 궤도에 오를 경우 STX조선에도 고용 불안정이 가시화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어 그"한진중공업이 대규모 정리해고를 통해 영도조선소를 축소하는 것은 부산경제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며 "회사 측의 주장대로 영도조선소를 30%만 남길 경우 이와 관련된 부산지역의 산업들에 그 피해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한진중공업 본사 앞에서 노숙투쟁중인 한진중공업지회 30여 명의 조합원들도 참석했다. 토론자로 나선 최우영 한진중공업지회 사무장은 "한진중공업 74년 역사라고 하던데, 회사는 '74년 만에 딱 한번 하는 정리해고인데 한번 해봐도 되지 않겠냐'고 한다""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일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도 토론장을 찾았다. 이 대표는 "얼마 전 쌍용차 노동자 한분이 자살했는데 이제 '해고는 죽음이다'라는 문제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임시국회가 열릴지 아직 불투명하지만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한진중공업 문제를 해결하도록 나서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김재우기자는 오마이뉴스 13기 인턴기자입니다.


#한진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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