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부평구 십정동에 있는 시각장애인학교인 인천혜광학교의 통학로 안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근 공영주차장 신설 계획이 부평구 도시계획위원회의 제동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부평구 도시계획위원회(위원장 황의식 부구청장)는 9일 십정동 576-9, 576-20번지 일원 공영주차장 설치 계획안 심의를 보류했다.
구는 올해 9월까지 제일고등학교 울타리 안에 있는 시유지에 차량 70여대가 주차 가능한 공영주차장을 만들고, 제일고 담벼락 밑 주차 공간은 폐지해 시각장애인의 통학에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할 계획이다<위 사진참조>. 시각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인도를 설치하고, 일방 통행로로 만들어 정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구는 해당 부지 2470㎡에 주차면 72면의 공영주차장을 신설할 계획을 지난해 수립, 공유재산심의회 등을 거쳐 도시 관리 계획(도시계획시설: 주차장) 결정을 도시계획위에 요청했다.
구는 관련 부서 의견 조회를 거쳐 지난해 12월 '도시 관리 계획 결정 입안 및 주민 의견청취 열람 공고'를 통해 이번 도시계획위에 안건으로 상정했다. 하지만 도시계획위가 이날 심의를 보류한 것.
이날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부평신문>이 확인한 결과 도시계획위 일부 위원들은 '주차면 72면에 대한 정확한 수요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전체를 주차장으로 할지, 공원과 주차장으로 함께 할지 결정할 수 없다'며 심의 보류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일부 위원은 '해당 구간으로 보행하는 학생이 몇 명이나 되는지 알 수 없다. 왜 (학교를) 구석에 지었냐. 객관적 검토 자료가 부족하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황의식 부구청장은 "위원들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 한 것 같다. 실무진들이 자료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해 판단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한 뒤 "주차장 필요성에는 대부분 공감한 만큼, 조만간 회의를 다시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공무원은 "72대 주차 수요가 타당하냐며 근거자료를 제출하라고 했는데, 그런 경우는 드물었고, 위원들이 이날 매우 까칠하게 나왔다"고 말했다.
혜광학교 관계자는 "위원회에서 주변 여건에 비해 주차 면수가 많다거나 일부를 공원 쉼터로 하면 어떠냐는 의견을 낸 것으로 들었다.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한 뒤 "안전한 통학로 확보를 위해 빨리 처리되기를 희망한다"고 서운함을 보였다.
한편, 구는 최근 이곳 통학로를 장애인보호구역으로 지정, 입간판을 설치하고 인천지하철 부평삼거리역과 버스정류장 주변에 시각장애인용 안내 보도블록을 설치해 혜광학교 학생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