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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제목 전시회 입구에 걸려있다.
전시회 제목전시회 입구에 걸려있다. ⓒ 정현구

왜곡된 북한 인권문제, 보다 못해 대학생들이 나섰다. 14일 막을 내리는 '북한 정치범수용소 전시회'가 그것이다. 서울 인사동 가나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 이 전시회는 북한에 있는 정치범수용소의 생활을 신랄하게 담아내고 있다.

참혹한 수용소 모습 신랄하게 묘사

이 전시회에서는 여러 수용소 중에서도 한번 들어가면 절대 나올 수 없는 '완전통제구역'을 주로 다루고 있다. '완전통제구역'은 요덕에 자리하고 있으며, '요덕수용소'라고도 불린다. 전시회는 전기철조망과 여러 함정들이 파져있는 수용소에서 탈출한 탈북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특히 벽에 붙어있는 고문 장면들이나 요덕수용소에 대한 그림은 탈북자들의 묘사로 그려진 그림인데, 섬세하고 신랄한 묘사가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릴 정도다.

그림들은 탈북자들이 경험한 고문 장면들이 많았다. 북한 내 체제에 반한다고 판단되어 수감된 정치범들은 그곳 수용소에서 인간으로서 차마 할 수 없는 고문들을 많이 받는다. 그 그림에는 중국에서 임신을 한 탈북자가 다시 북한으로 송환되어 그곳 보위부로터 비인간적으로 낙태를 당하는 그림이 있다. 임산부 위에 남자 두 명이 널뛰기를 하는 것이다. 또, 부모가 탈출을 했다고 천장에 묶여 불에 달구는 '불 고문'을 받는 아이의 그림 등 상상만 해도 오싹한 장면들이 묘사되어 있다.

게다가 비교적 약한 정도의 고문이라는 것이 오토바이 자세를 하고 계속 있어야 하는 '오토바이', 두 팔을 벌리고 한 발로 서 있게 하는 '비행기 날기' 등 보기만 해도 고통스러울만한 것 들이다. 관람객들은 "끔직하다"며 울분을 토했고, 부모님과 함께 온 몇몇 아이들은 더 이상 보지 못하고 전시회장을 나가기도 했다.

불고문 당하는 아이 부모님이 탈출했다는 이유로 불고문을 받고 있는 아이를 묘사한 그림이다.
불고문 당하는 아이부모님이 탈출했다는 이유로 불고문을 받고 있는 아이를 묘사한 그림이다. ⓒ 정현구

수용소에 수감된 사람들의 영양상태의 심각성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그들은 한결같이 아사 직전의 상태에 있다. 모든 그림에는 얼굴이 홀쭉하고 모든 뼈가 돌출되어 있는 모습으로 나온다. 아이들은 식독이 올라 아랫배가 불룩하다.

탈북자의 증언에 따르면, 수감자들은 하루에 옥수수 500g 밖에 지급받지 못한다고 한다. 이는 밥 두 공기에 조금 못 미치는 양이며, 사람이 하루 소비하는 칼로리인 약 2500kcal의 1/4 수준이다. 고된 노동으로 인해 쇠약한 수감자들은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계속 쥐를 찾아다닌다. 그 때문에 요덕 수용소에는 쥐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또, 수감자들이 밖에 나가서 일을 하는 날에는 풀이라도 뜯어 먹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수감자들 배가 고파 아무거나 잡아먹는 수감자들을 묘사한 그림이다.
수감자들배가 고파 아무거나 잡아먹는 수감자들을 묘사한 그림이다. ⓒ 정현구

허약판정기준표 거의 대부분의 수감자들이 영양실조에 걸려있다.
허약판정기준표거의 대부분의 수감자들이 영양실조에 걸려있다. ⓒ 정현구

수용소에서는 단 10가지 규칙이 있는데, 10조에 따르면, 위의 규칙들을 어길 경우 즉각 총살에 처한다고 나와 있다. 인간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전시회 중간쯤에 있는 그림에는 소똥에 있는 옥수수 알을 집어먹었다고 호되게 고문당하는 장면이 묘사되어있다. 또 다른 그림에는 한 손가락이 잘린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이 손가락은 재봉틀을 떨어뜨려서 벌로 받은 것이라고 한다. 이곳에서는 조그만 실수조차 용납하지 않는다.

수용소의 10대 조항 이를 어길시 즉각 총살이다.
수용소의 10대 조항이를 어길시 즉각 총살이다. ⓒ 정현구

수감자들은 하루 16시간의 노동을 쉬지 않고 해야 한다. 일을 하는 도중에 생기는 위험도 엄청나다. 사람들은 하루에도 수십 명씩 일을 하다가 죽어간다. 이렇게 비참하게 죽어간 그들은 제대로 묻히지도 못한다. 며칠 동안 방치된 시신은 결국 인근 야산에 버려진다.

일하는 수감자들 보위부의 감독아래 인분을 나르고 있는 수감자들
일하는 수감자들보위부의 감독아래 인분을 나르고 있는 수감자들 ⓒ 정현구

수감자들의 이러한 비인간적 대우를 내용으로한 이 전시회는 한동대학교 세이지 학회에 소속된 대학생 20여 명이 만든 것이다. 아래는 한동대학교 학회장 하임숙씨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북한 인권, 순수하게 바라보아야"

- 세이지 학회란?
"세이지 학회는 '세상을 이끄는 그리스도의 지성'이라는 의미의 한동대학교 기독교 북한인권학회입니다. 여기서 저희는 책 읽거나 공부를 하고 토론을 하면서 북한 인권에 대해 논의를 합니다. 또한, 기독교 학회라서 같이 기도를 하기도 합니다. 원래는 주로 북한 인권에 대해 공부만 했는데, 저희가 세상에 (북한인권에 대해)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이번 전시회를 기획했습니다.

- 구체적인 기획 취지는?
"제일 근본적인 취지는 북한 인권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저희 대학생들이 국민들에게 호소 하기 위함입니다. 사실 어르신들 말고는 북한 인권에 관해 자세히 모르시는 분들이 많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특히 청소년, 20대, 30대들이 그렇습니다. 이 전시회를 통해 대한민국 청년들이 북한 인권에 대한 정확한 실상을 알아 가셨으면 합니다.

- 전시회를 기획하시면서 어려웠던 부분은?
"사실 그렇게 어려웠던 부분은 없었어요.(웃음) 그만큼 기획하는데 보람을 느꼈기 떄문이죠.

- 전시회는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우선 책을 많이 보았습니다. 책으로 보완이 되지 않는 것들은 탈북자 친구들에게 물어보거나 북한 인권활동가들에게 많이 물어보았습니다.

-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저희가 이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북한 인권문제를 상당히 정치적으로 보시는 분들이 있으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 인권문제는 정치적이나 이념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프리카, 아이티 등 다른 나라 인권문제는 쉽게 접근을 하지만, 북한 인권문제는 어떤 잣대를 놓고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는 북한인권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통일의 주축이 되는 청년들로서, 북한 인권문제를 순수하게 바라보고 그들과 같이 마음으로 아파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이 전시회는 14일로 끝이 나지만, 세이지 학회는 앞으로도 몇 가지 북한인권을 알리는 행사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인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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