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은 그쳤지만 눈 치우기가 큰일입니다. 강릉 도심의 큰 도로에는 산더미 같은 눈이 쌓여있고 눈 속에 묻힌 차들도 그대로입니다.
또 길가에 버려둔 차들 때문에 제설작업도 쉽지 않습니다. 눈 덩인지 차인지 구분이 안 되는 곳도 많습니다. 대형 장비들도 이런 곳의 눈은 그냥두고 갑니다. 가게 주인이 눈을 치워달라고 부탁을 하지만 차가 망가지면 누가 책임지냐고 지나쳐 버립니다.
골목길은 여전히 눈구덩이라는 표현이 맞습니다. 사람이 지나 다닐 만큼만 치우고, 공터에는 여기저기서 모은 눈이 산더미입니다. 경사진 비탈길은 차량운행을 하지 못하게 막아놓기도 했습니다. 주요 도로부터 길이 뚫려야 골목길에도 중장비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도로가 막히다 보니 사람들의 경제활동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반찬가게를 하는 김봉녀(46)씨는 가게 앞의 눈을 치우고 채소를 주문하려 했지만 배달이 안 된답니다. 무거운 짐을 버스로 실어나를 수도 없고 없어 문을 일찍 닫았습니다.
막걸리와 파전이 유명한 주점도 인근지역에서 생산되는 막걸리가 배달되지 않아 팔지 못하고 있습니다. 골목 안쪽에 위치한 가게들은 장사를 포기한 집이 한둘이 아닙니다. 그나마 날씨가 따뜻해 눈이 빨리 녹고 있지만 이 물들이 배수로를 찾지 못해 웅덩이를 이루고 사람들의 발목을 잡습니다.
폭설이 만든 여러 가지 풍경들이 가슴을 아프게도 하고, 또 재미있기도 합니다.